원불교계가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11일(화)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광장에서는 원불교가 주축이 된 'One Peace 종교, 시민 평화결사' 집회가 열렸다.
‘원불교 성주성지 수호 비상대책위원회'(아래 원불교비대위)가 주도한 이날 집회엔 원불교 교무 및 교도, 그리고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및 지역 주민 등 약 5,000여 명이 참여했다. 개신교, 가톨릭, 천도교 등 이웃 종단 종교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집회에선 종단별 평화기도회가 먼저 진행됐다. 개신교계는 기도회를 통해 "한반도에 살고 있는 뭇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몰기에 반대하며, 평화를 고대하는 하나님의 뜻을 믿고 사드 한국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이웃종교와 손잡고 반대운동에 나서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기장)은 "사드로는 결코 평화를 지킬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목사의 말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 공멸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남북한 합해 1천 만 명의 사상자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목적 보다 정권유지 위해 전쟁을 향해 모든 대화 채널을 단절하고, 양쪽의 적개심을 부추기고 있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전쟁을 막아야 한다. 이 땅에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은 안된다는 걸 몸으로 증언해야 한다. 이런 일은 우리 종교인의 의무다."
이날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의장 자격으로 참여한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도 지지발언을 통해 "정부는 한미관계가 어떻고 북핵을 막기 위해 도입한다고 운운하며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며 "국민들이 사드 배치 반대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우리의 생각이 짧았다고 선언하고 성급한 결정을 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사드배치 안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격려에 대해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은 "우리 종교인들은 전쟁무기로는 평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하나로 모여 외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렇게 생명, 평화, 상생을 외치면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진정으로 사람되는 세상을 이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보신각을 출발해 을지로를 거쳐 청계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원불교 교무들은 행진하는 동안 '사드 가고 평화오라', '사드는 거짓안보, 평화가 진짜 안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