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국선언 현장] 최순실 국정개입 드러난 26일 하야 요구 봇물

범시민·사회단체 “박근혜는 즉각 사퇴하라”

#최순실 #박근혜 #시국선언

siri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개입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비선실세 최순실이 국가 중대사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JTBC뉴스룸을 통해 보도되면서 여론은 격앙되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비선실세 국정개입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가 있던 25일(화)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엔 ‘탄핵', ‘하야' 등의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이어 다음 날인 26일(수)엔 오전부터 시민·사회단체들은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국기문란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

신호탄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비상시국대책회의가 쏘아 올렸다. 대책회의는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에게 ‘아픈 결단'을 촉구했다.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완곡한 어조로 하야하라는 의미였다. NCCK 관계자들도 이를 애써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뒤이어 기자회견을 가진 참여연대와 금속노조는 최순실이란 이름과 하야를 직접 입에 올렸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민주주의 국민행동을 비롯한 63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또 한 차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의 구호는 간결했다.

"박근혜는 즉각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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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개입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퇴진을 외친 가운데 NCCK인권센터 정진우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정진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위원회 소장은 세월호 참사를 끄집어 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에서 이 정권의 속성을 보았다. 304명의 승객을 수장시켜 놓고도 그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해하고 거짓으로 진실을 덮는 무리들을 우리는 목격했다. 사실은 그때 이 정권은 끝났다. (중략)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한데 부끄러워 하고 반성하기는 커녕 극우단체를 동원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진실을 덮는데 국력을 탕진했다."

고 백남기 농민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정권 퇴진만이 국민을 괴롭히지 않는 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미 이 정권은 무너지고 있다. 지금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삶이 어떠한가? 완전히 파탄났다. 박 대통령은 입만 열면 민생을 외쳤지만 많은 서민들은 자살로, 노동자들은 노동현장에서 죽음에 내몰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청와대에 있을 자격이 없다. 더 이상 국민을 괴롭히지 말고 즉각 하야해야 한다."

대통령 퇴진, 국정공백 생기지 않을까?

퇴진이나 하야를 외치는 목소리는 비등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퇴진이 국정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성복 목사(기감, 샘터교회)는 ‘자진사퇴가 맞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김 목사의 말이다.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속 머무르면 국민들이 더욱 불안해할 것이라고 본다. 또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국민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비상거국 내각을 꾸리고 스스로 물러 나야 한다. 이것이 나라를 위한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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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개입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박근혜가 사퇴해야 할 사유는 이미 지난 3년 8개월 동안 차고도 넘치도록 쌓여왔다"며 1) 대통령 자진 사퇴 2)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발의 3) 비상시국회의 결성 등을 제안했다.

아래는 범시민단체의 성명 전문이다.

박근혜 퇴진 촉구 시민사회 합동기자회견

"박근혜는 즉각 사퇴하라!"

박근혜의 소위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이 실질적으로 ‘대통령의 대통령' 노릇을 했음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지난 24일과 25일 JTBC 보도를 통해 알려져 주권자인 국민 모두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겼다. 최순실은 통일·안보·외교 등 중요한 정책에도 영향력을 행사하여 국가의 안위를 위태롭게 했을 뿐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 주요 부처의 인사에까지 개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직자도 아닌 한 개인이 국정을 농단한 이 사건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유례없는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박근혜는 JTBC의 첫 번째 보도가 나간 뒤 20시간 동안이나 침묵을 지키다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겨우 90초 동안 사과문을 읽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았으며, 이나마도 녹화로 방영되었다. 그러니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말의 진정성을 우리는 전혀 믿을 수 없다.

우리는 박근혜가 즉각 대통령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국가 안보에 관련된 기밀들을 개인 최순실에게 알려 현행법을 어겼음은 물론이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얼토당토 않은 무자격자에게 위임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 대통령으로서 더 이상 국정을 운영할 자격을 잃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사퇴해야 할 사유는 이미 지난 3년 8개월 동안 차고도 넘치도록 쌓여왔다. 대통령으로 처음 당선될 때부터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총체적 부정선거 시비로부터 자유롭지 않았으며, 수많은 선거공약들을 한마디 해명도 없이 백지화한 채 창조경제라는 허울 아래 경제를 파탄 내고 노동악법 추진 등을 포함해 국민들의 삶을 나락으로 빠뜨렸다.

또한 재임기간 내내 무능력 무책임 오만무도함으로 시종하며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 국가 변란에 준하는 사안들 대응에 철저하게 무력함을 드러내왔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행방불명됨으로써 신속한 재난 구조활동에 지장을 주어 3백여 명이 희생되게 했으니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고,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건국절 추진으로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데서 나아가 일방적으로 일본 아베 정권과 일본군 종군위안부 책임을 불가역적으로 끝낸다고 야합함으로써 국민들의 뜻을 거슬러 국가의 존엄과 역사를 수호하는 데 실패했다. 절차를 무시하고 전격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함으로써 입주기업체들에 막대한 재산 손실을 끼치고 남북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켰으며, 국익을 외면한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전쟁 위협으로 내몰았다.

급기야 종북몰이와 정당 해산을 불사하는 공안탄압으로 한국 사회가 수많은 희생을 거쳐 이뤄낸 민주주의를 그 아버지 박정희의 유신독재 시대로 되돌리고자 획책한 것도 모자라,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던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조준 직사해 목숨을 앗아가고도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는 정작 고인을 강제 부검해 사인을 조작하겠다고 지금도 유족을 괴롭히고 있다. 끝내는 청와대 비서관이 재벌들에게 최순실의 사유회사나 다름없는 재단에 출자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도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라며 진실을 호도하더니, 결국 최순실 게이트라는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국민들을 소위 멘붕에 빠뜨린 것이다.

지난 2004년 3월 헌법재판소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대통령직 유지가 헌법 수호의 과정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를 든 바 있다. 그런데 현재 박근혜는 그 세 가지 이유를 넘치도록 ‘충족'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만약 박근혜에게 본인이 입만 열면 강조했던 애국심이라는 것이 실제로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하루 빨리 대통령직을 사퇴하라. 그것만이 국가와 민족공동체의 평화와 안전에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여소야대 체제의 세 야당은 이번에 드러난 ‘최순실 파일'을 근거로 박근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라. 또한 새누리당 안에도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해 일말의 양식을 가진 의원들이 있다면, 그리고 정히 박근혜와 운명을 같이 할 생각이 아니라면, 주권자인 국민의 민의를 따라 이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현 정권 퇴진, 내각총사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포함한 정국 수습을 위해 각계각층과 시민사회, 정치권을 아우른 각계각층 비상시국회의를 즉각 결성할 것을 제안한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주권자인 국민들과 함께 소리 높여 외친다.
"박근혜는 즉각 사퇴하라!"

2016년 10월 26일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 21C한국대학생연합, 4·9통일평화재단, 6월민주포럼,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70년대민주노조운동동지회, 가톨릭농민회, 감리교시국대책위원회, 경기민주행동원탁회의,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독교평신도시국대책위, 남양주시민공부방,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더불어사는세상을위한시민회의,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주의국민행동, 민주주의시민동맹, 민주화운동가족협의회,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민청학련계승사업회, 범민련남측본부, 법과인권연구소, 부산의미래를준비하는사람들, 불교평화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사월혁명회, 새날희망연대, 서울민주행동, 성남민주행동,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예수살기,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인권위원회, 원불교환경연대,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평화의친구들), 이명박근혜심판국민운동본부, 장준하부활시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대협동우회, 전태일재단, 정의평화불교연대,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참정치실천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통일광장, 통일염원시민회의, 통일의길, 평화재향군인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정의평화위원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한국진보연대(경기진보연대, 경남진보연합, 광주진보연대, 대구경북진보연대, 울산진보연대, 부산민중연대, 전남진보연대, 전북진보연대, 충북진보연대(준)), 한국청년연대, 한청협전국동지회(가나다 순)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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