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신학생시국연석회의 “불의한 정권에 맞서고자 한다”

7개 신학대학 40개 단체 연석회의 꾸리고 현 시국 규탄

sikook
(Photo : ⓒ 신학생시국연석회의)
7개 신학대학 40개 단체가 꾸린 신학생시국연석회의는 28일 시국선언을 냈다.

감리교신학대학교·서울신학대학교·성공회대학교·연세대학교·장로회신학대학교·총신대학교와 에큐메니칼 7개 신학대학 40개 단체가 꾸린 신학생시국연석회의(아래 연석회의)는 28일(금) 시국선언을 냈다.

연석회의는 성명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선출한 헌법기관의 결정이 사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의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박근혜를 대의(代議) 권력으로 선출하였더니 최순실이라는 대의(襨毉) 권력이 국정이 농단하고 있었다"며 현 시국을 규탄했다.

이어 "이제 신앙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인신공양 사교의 무당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고 신전을 폐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신학생들은 불의한 정권과 불의한 체제에 대하여 맞서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아래는 연석회의가 발표한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신학생시국연석회의 시국선언문>

너는 네 자식들을 몰렉에게 희생제물로 바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은 네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게 하는 일이다. 나는 주다.
레위기 18장 21절

1세기의 일이다. 바울 일행이 빌립보에서 루디아를 만나던 그때 귀신들려 영험한 능력으로 점을 치는 여종을 마주친 일이 있었다. 그녀는 바울의 일행을 따라오면서 큰 소리로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종들인데, 여러분에게 구원의 길을 전하고 있다" 하고 외쳤다. 이 일이 며칠 내내 계속 이어지자 바울은 귀찮은 나머지 그 여자에게 붙어있던 귀신을 간단하게 쫓아내 버린다. 문제는 이다음부터 시작된다. 여자에게 붙어있던 귀신이 사라지자 돈벌이 수단이 사라져 화가 난 여종의 소유자들과 주민들이 바울과 실라를 매질하여 감옥에 가두었다. 바울과 실라는 결국 정당하게 감옥에서 풀려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하지만 바울이 빌립보서에서 유독 겸손을 강조하는 데엔 이 일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귀신들린 여종을 통해 돈을 버는 사회를 바라보지 않고 그 귀신만 쫓아내면 된다는 오만했던 과거 말이다.

2016년의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선출한 헌법기관의 결정이 사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의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박근혜를 대의(代議) 권력으로 선출하였더니 최순실이라는 대의(襨毉) 권력이 국정이 농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정말 분노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듯하다. 특검이니 탄핵이니 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그들은 최순실이라는 귀신만 제거하면 박근혜라는 여종이 다시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체제 자체에 귀신이 들려있다는 사실 말이다.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씨는 대기업들로부터 수백억의 출연을 받아 자신의 재단을 세웠다고 한다. 서민 대중에겐 천문학적으로만 보이는 이 금액은 대기업들에겐 그리 어렵지 않은, 기도 응답이 빠른 헌금이었다. 대기업들은 헌금의 응답으로 세제 혜택, 규제 완화와 같은 축복을 받았다. 같은 시간 어떤 국민들은 물에 빠져 죽고, 어떤 국민은 물대포를 맞고 죽었다. 어느 한쪽이 헌금으로 인한 축복을 누리는 동안 어느 한쪽이 죽임을 당하는 체제를 우리는 인신공양의 사교라고 부른다.

공화국은 이미 끝났다. 이제 신앙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인신공양 사교의 무당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고 신전을 폐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요구되는 하나님의 선교로의 참여이다. 따라서 우리 신학생들은 불의한 정권과 불의한 체제에 대하여 맞서고자 한다. 이것이 우리의 프락시스이다. 우리의 선언이 말뿐이 아닌 실천이 된다면 우리는 세상에서 환난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믿음의 자매, 형제들이여 용기를 내자.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이겼다. 사랑하는 자매, 형제들이여, 공중권세 잡은 저들은 강해 보이고 우리는 스스로가 보기에도 메뚜기와 같이 초라하다. 하지만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말자. 우리가 어디로 가든지, 우리의 주,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

[감리교신학대학교]
학부 총여학생회, 기독교교육학전공학생회, 종교철학전공학생회, 총대학원학생회 총대학원여학생회, 예수더하기, 여성신학회WOM, 암하렛츠, 사람됨의신학연구회, 한반도예수운동회, 도시빈민선교회, 방송국예언자의소리V.O.P, 바실레이아신학연구회, 문화와신학학회, 감신IVF, 반디

[서울신학대학교]
약동하는서신인, 서신IVF

[성공회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 학생회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신학과 학우회·여학우회, 신대원 목연과 학우회·여학우회, 하나님의 선교, 암하아레츠, 다톡, 은혜와 정의, 신학춘추기자단

[총신대학교]
총총걸음, CACC

[한신대학교]
학부 신학과 학생회, 신대원 학생회, 학부 민중신학회, 진보적신학연구학회, 신대원 민중신학회, 영성신학회, 학부 기독교교육학과 학생회

[에큐메니컬]
옥바라선교센터, 혁명기도원, 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7개 신학대학 40개 단체가 꾸린 신학생시국연석회의는 28일 시국선언을 냈다.
ⓒ 신학생시국연석회의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