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목소리가 비등한 가운데 각계에서 봇물터지듯 시국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교사위)는 29일(토) 자로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기장 교사위는 "대한민국이 온통 ‘최순실'로 뒤덮였고 ‘샤머니즘 국가'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현 정권이 처음부터 국정 운영 능력이 없었다면서 "박근혜 정권과 수구 보수 세력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조금이라도 속죄하는 길은 자신들이 망쳐놓은 국가가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뿐"이라고 했다.
416연대,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민주행동, 백남기투쟁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31일(월) 시국성명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거국내각 구성 논의에 대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거나 청와대 비서 몇 사람 잘라낸다고 해서 국정농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국민적 분노가 희석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국정농단, 비리의 몸통이 박근혜 대통령인데, 몸통을 가만히 두고 깃털을 뽑아내거나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을 그대로 둔 채 거국내각 구성 운운하는 것은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일은 국정원 대선개입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시키는 일이며, 한반도를 전쟁에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 사드 배치를 철회시키는 것이고, 재벌만을 위한 세상을 뒤집는 것이며, 백남기 농민에 가해진 국가폭력의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거듭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한편 비선실세로 군림하며 국정을 뒤흔든 최순실은 31일(월) 오후 검찰에 출석했다.
기장 교사위 성명과 416연대,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민주행동, 백남기투쟁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낸 공동성명 전문을 차례로 싣는다.
1) 기장 교사위 성명
"묵은 땅을 갈아엎고 정의를 심어라!"
백성과 계약을 맺고는 마음에도 없는 약속이나 하고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 것들, 악법만이 밭고랑에 독초 돋듯 돋아난다. 묵은 땅을 갈아엎고 정의를 심어라. 사랑의 열매를 거두리라. 지금은 이 야훼를 찾을 때, 이 야훼가 너희를 찾아와 복을 내리리라. (호세아 10:4,12)
대한민국이 온통 ‘최순실'로 뒤덮였고 ‘샤머니즘 국가'로 전락했다. 헌정 질서는 무너졌고 국가의 공조직 또한 ‘최순실'이라는 막강한 비선 실세 앞에 완전히 와해되었다. 이것이 정녕 국가였다니, 실체가 드러날수록 국민의 참담함과 절망은 하루하루 그 바닥을 알 수 없을 만큼 깊어지고 있다.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는 대통령의 짧은 사과는 국민에게 그 어떤 이해와 용서도 불러오지 못했다. 한 나라의 통치권자가 ‘순수해서' 국가기밀을 비롯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한낱 ‘친한 동생'에게 허락받아 왔다니. 하물며 그 ‘친한 동생'은 세간에서 사교(邪敎)의 창시자의 딸이며 후계자로 명명되는 이가 아닌가. 부끄러움은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되어 버렸다.
이제 박근혜 정권은 국정 운영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능력은 없었다. 연설과 정책 뿐 아니라 자신이 그날 입을 옷 색깔에 이르기까지, 혼자서는 무엇도 판단할 수 없는 이가 어떻게 국가 정책을 논할 수 있을까.
그러니 이 참담하고 부끄러운 사태의 궁극적인 책임은 집권 여당과 수구 보수 세력에 있다. 그들은 애초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한 사람을 내세워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시키고자 했다. 나라가 망하든 말든 자신들의 권력만을 탐한 이들이야말로 심판대 위에 올려야 하는 자들이다.
박근혜 정권과 수구 보수 세력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조금이라도 속죄하는 길은 자신들이 망쳐놓은 국가가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뿐이다.
들끓는 민심의 분노는 이제 무엇으로도 잠재울 수 없다. 장기인 물타기와 꼼수, 뭉개기도 더는 통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의 정치적 생명은 이미 끝났다. 10월 26일 자신의 부하에게 총을 맞아 권좌에서 내려온 자신의 아버지처럼, 능력과 정당성을 모두 상실한 박근혜도 권좌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선택 밖에는 남지 않았다.
호세아 예언자는 왕과 방백들의 부패, 제사장과 예언자들의 무책임과 타락 등으로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이스라엘에 "묵은 땅을 갈아엎으라"고 외친다. 부패한 왕은 끝장이 났으며 ‘물에 떠내려가는 나무토막 신세'(호 10:7)라고 말한다. 국정농단은 단지 박근혜나 최순실이 주범이 아니다. 최순실은 단지 개인이 아니다.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내세워 권력의 단맛을 즐기는 새누리당과 이 정권 전체에 있다. 나라는 조금도 생각지 않는 이들의 사욕으로 대한민국이 ‘물에 떠내려가는 나무토막' 신세가 되었다. 썩은 살을 도려내지 않고는 결코 새것이 깃들 수 없다. 그들이 꼬리 자르기로 살아남으려 한다면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 될 것이다. 철저한 인적쇄신만이 대한민국이 소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바라보며 예언자의 목소리로 외치는 자들이다. 동시에 절망이 가득한 세상에서 희망을 본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따라 부패한 정권과 권력자들에게 요구한다.
1. 박근혜는 즉각 하야하라!
2. 새누리당은 마땅한 정치적 책임을 져라!
3. 국민이 신뢰할 수 인물들로 거국적 중립내각을 구성하라!
4. 검찰은 박근혜와 청와대를 수사하라!
5. 권력에 아부한 종교인은 회개하고 예언자적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라!
2016. 10. 29.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
2) 416연대,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민주행동, 백남기투쟁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 성명
공동성명]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이다.
진실은폐, 물타기용 거국중립내각 구성 반대한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30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게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촉구하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 우병우, 안종범, 김재원, 김성우 수석의 사표를 수리했고, 이른바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도 교체했다고 밝혔다.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거나 청와대 비서 몇 사람 잘라낸다고 해서 국정농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국민적 분노가 희석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국정농단, 비리의 몸통이 박근혜 대통령인데, 몸통을 가만히 두고 깃털을 뽑아내거나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을 그대로 둔 채 거국내각 구성 운운하는 것은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일 뿐이다. 물타기용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반대한다.
어제 최순실씨가 국내에 들어왔는데도 검찰은 그를 체포하지 않고 건강 운운하며 하루의 시간을 벌어 주었다. 소환을 미루는 것은 결국 피의자들이 서로 입을 맞추는 시간을 주겠다는 것 아닌가!
검찰에게 묻고 싶다. 국정의 중요한 기밀을 누설하고,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열람 수정하는가하면, 미르․K스포츠 재단의 돈을 횡령하고,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의혹 등 총체적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 전체를 위기 상황으로 빠트리게 한 국정농단 피의자의 여행피로를 감안할 정도로 검찰은 한가하단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는 한 정권에 사유화되어 있는 검찰은 결국 국정농단, 국기문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을 은폐하고 꼬리자르기만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현재의 모습이다.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실규명과 국기를 바로세우는 출발점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이다. 지금 필요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 퇴진인 것이다.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거부한다면 제2의 4.19 혁명으로 국민적 저항은 확대될 것이다.
국민들께 요청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일은 국정원 대선개입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시키는 일이며, 한반도를 전쟁에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 사드 배치를 철회시키는 것이고, 재벌만을 위한 세상을 뒤집는 것이며, 백남기 농민에 가해진 국가폭력의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민생을 되찾고, 평화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국민여러분들의 소중한 한걸음 한걸음을 모아 박근혜 정권 퇴진의 거대한 역사를 만들어 냅시다.
2016년 10월 31일
416연대,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민주행동, 백남기투쟁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