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들도 시국선언

"박 대통령 하야하고 최순실 부역자 공직에서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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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4일 오전 충남 천안시 종합터미널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초교파 신학교인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들 27명은 4일(금)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교수들은 "소위 비선실세라는 집단에 의해 자행된 국정 농단의 실체와 이에 동조하며 개인의 욕심을 채우거나 보호하려는 정・관・재계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며 현재 이뤄지는 검찰 수사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진행되어야 하며 그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는 준엄한 법의 심판이 따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교수들은 "추악한 국정 농단의 한가운데에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함께하고 있다"며 "하나님의 공의와 진리를 선포해야 할 입으로 국민 위에 군림해 있는 타락한 권력자에게 아첨하며 비위를 맞추려 온갖 추한 부끄러운 언사를 자행해 온 한국교회의 정치꾼 지도자들은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통렬하게 회개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갤럽의 여론조사결과 박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5%에 그쳤다. 또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어서 사실상 통치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래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들이 발표한 시국선언 전문이다.

시국선언
Declaration of the State of Affairs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들은 작금의 국정 농단 사태 및 거짓과 부패 의혹으로 허물어진 대한민국의 시국을 통탄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천명합니다.

1.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 이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서 말한 모든 것이 광명한 데서 들리고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말한 것이 지붕 위에서 전파되리라"(눅 12:2-3). 최근 박근혜 정권 기간 숨겨져 왔던 수없는 의혹과 거짓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소위 비선실세라는 집단에 의해 자행된 국정 농단의 실체와 이에 동조하며 개인의 욕심을 채우거나 보호하려는 정・관・재계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의 사유화라는 엄청난 사실들 앞에 국민 모두가 분노하며 허탈해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그 부패의 실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만 합니다. 모든 수사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진행되어야 하며 그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는 준엄한 법의 심판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2. "이 땅에 무섭고 놀라운 일이 있도다 선지자들은 거짓을 예언하며 제사장들은 자기 권력으로 다스리며 내 백성은 그것을 좋게 여기니 마지막에는 너희가 어찌하려느냐"(렘 5:30-31). 기독교인과 교회는 세상을 향해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추악한 국정 농단의 한가운데에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부의 잘못을 꾸짖고 정도를 벗어난 국정을 견제하며 고통당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과 권리를 대변해야 할 한국교회가 오히려 권력자의 편에 서서 권력을 탐하고 불의를 자행하고 왜곡된 힘에 아부해 온 부끄러운 죄악이 있었음을 질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진리를 선포해야 할 입으로 국민 위에 군림해 있는 타락한 권력자에게 아첨하며 비위를 맞추려 온갖 추한 부끄러운 언사를 자행해 온 한국교회의 정치꾼 지도자들은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통렬하게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3. "야곱 족속의 우두머리들과 이스라엘 족속의 통치자들 곧 정의를 미워하고 정직한 것을 굽게 하는 자들아 원하노니 이 말을 들을지어다"(미 3:9). 현 사태를 가져오게 한 책임이 한국교회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동안 기독교 공동체의 일원으로 우리 역시 침묵과 무관심에 머물렀던 것을 회개합니다. 온전한 하나님 나라를 이루며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소홀히 했던 한국교회와 그 구성원 중의 하나로서 용서를 구합니다. 더욱이 한국교회 내일의 지도자들을 양육하고 가르치는 자들로서 이러한 바른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한 잘못을 회개합니다.

4.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호 6:1). 하나님께서는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을 사랑하십니다.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시간들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회복시키고 위로하여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로 돌이켜 참되게 회개하면 언제든 받아 주시며 회복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제 한국 사회는 다시 시작하기 원합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회복과 위로가 한국교회와 우리 대한민국에 찾아오게 될 것을 소망합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합니다.

하나. 국정농단의 책임을 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십시오!

하나. 국가권력을 사유화 하여 국가를 기망한 최순실에게 부역한 자들은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십시오!

하나. 검찰은 국정농단의 모든 범죄 사실들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사하여 진실을 밝혀 주십시오!

하나. 타락한 국가권력의 시녀놀음에 앞장서온 정치꾼 목사들에 의해 조직된 어용 단체들은 해산하십시오!

2016년 11월 4일
아세아연합신학대학 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
권오윤 금동철 김다니엘 김덕영 김성진 김영희 김재윤 김한성 박응규 손신 신성욱 안경승 안점식 우심화 원종천 이수인 이숙경 이한영 장해경 전병철 정성국 정홍열 조은아 조휘 한상화 허주 (가나다 순)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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