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구 여고생 자유발언, 대구시민 울분 담아 '화제'

#대구 여고생 자유발언 #대구 여고생

student
(Photo : ⓒ유튜브 해당 영상 캡처)
▲지난 5일 대구에서 열린 시국대회 발언대에 오른 여고생의 자유발언 영상이 유튜브 조회 수가 30만 건을 넘어서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대구에서 열린 시국대회 발언대에 오른 여고생의 자유발언 영상이 유튜브 조회 수가 30만 건을 넘어서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발언대에 오른 송현여고 2학년 ㅈ양은 "저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평소 같았다면 역사책을 읽으며 모의고사를 준비했을 것"이라며 "부당하고 처참한 현실을 보며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살아 있는 역사책 속에 나오게 됐다"고 운을 뗐다. 아래는 자유발언 전문.

대구 여고생 자유발언 전문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신 걸 보니 제가 혼자가 아닌 것 같아서 굉장히 힘이 됩니다.

우리는 오늘 박 대통령, 사실 그녀를 무엇으로 불러야 할 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이 세상 어느 나라 어느 사전에도 나라를 무당에게 맡기고 꼭두각시 노릇을 한 지도자를 칭한 호칭이 없어서 아직은 부득이하게 대통령이라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환호))

우리는 오늘 박 대통령이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최순실씨와 함께 국민을 우롱하고 국가를 저버린 죄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저는 굉장히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평소 같았다면 저는 역사책을 읽으며 다가올 모의고사를 준비했을 것입니다. 허나 저는 이 부당하고 처참한 현실을 보며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에 저는 오늘 살아있는 역사책 속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환호))

저는 무언가를 해야만 했습니다. 저를 위해 피땀흘려 일하시는 그러나 사회로부터 개돼지, 흙수저로 취급받고 있고 살아가는 사랑하는 저희 부모님을 위해 사회에 나오기 전부터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수험생 언니를 위해, 또 아직은 어려서 뭘 잘 모르는 동생을 보면서 이들에게 더 나은 내일과 모레를 주기 위해서 저는 무언가 해야만 했습니다.

현재 박 대통령은, 그리고 대한민국 대부분의 언론은 박 대통령이 아닌 최순실씨에게 그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호))

박 대통령은 현재 최순실 게이트 외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반도 사드배치, 위안부 합의, 세월호 참사 등과 같은 말도 안 되는 정책과 대처로 국민들을 농락해왔으며 증세없는 복지라는 아주 역설적인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직에 당선됐을 때에도 그 이후에도 담뱃세나 간접세 인상 등으로 우리 서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치와 경제를 위해 하야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여러분, 그녀가 있을 때에도 국정이 제대로 돌아간 적이 있기는 했습니까?

((환호))

대체 당신이 만들고 싶었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당신이 되고자 했던 대통령은 어떤 사람입니까?

약속했던 복지는 물거품이 되었고 국민들의 혈세는 복채처럼 쓰였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이런 현실을 보며 이럴려고 공부했나.. 자괴감도 들고 괴로울 뿐입니다.

((환호))

박 대통령, 아니 박근혜씨야 말로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자 본질이며 최순실씨는 이 모든 사건의 포문을 여는 게이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 박 대통령이 대통령, 즉 국민을 대표자라는 권력과 직위를 가졌다는

점입니다.

여러분, 권력이란 그 힘의 크기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 또한 커지는 법입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국민, 우리 주권자가 선사한 권력을 사사로운 감정으로 남발하고 제멋대로 국민 주권자의 허락 없이 이를 남용하여 왔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권력을 남용했다면 이제는 남용한 권력에 대한 책임을 질 차례입니다.

((환호))

그렇게 저는 오늘 개국 57년 11월 5일 다음과 같은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하나. 박 대통령은 연설문 및 청와대 홍보자료를 무단으로 배포 수정하여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모든 최순실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십시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어줍잖은 해명이 아닌 진실입니다. 우리 국민, 주권자는 이를 알아야할 이유가 있고 이를 알 수 있는 권리 또한 있습니다.

하나. 박 대통령은 본인을 포함해서 국민을 농락하고 유린한 자들에 한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 수사를 지금 즉각 진행해 주십시오. 정부도 국회도 믿을 수 없는 이 마당에 검찰의 말을 믿을 수 있습니까?

((환호))

아주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위해 엄중히 처벌해 주십시오. 우리는 더 이상 이 의미없는 진실 게임을 계속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 박 대통령은 감성팔이식의 쇼를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책임과 사과에 응답하십시오. 우리는 꼭두각시 공주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개·돼지가 아닙니다.

((환호))

우리는 그런 당신의 100초, 또는 9분 20초짜리의 정성스런 헛소리가 아닌 앞서 언급한 모든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물론 당신의 지지율이 5%이고 10~20대 지지자가 100명 중 1명인 이 판국에서 당신의 사과는 먼저 당신이 하야했을 때 그 빛을 진정히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호))

여러분, 저는 두렵습니다. 오늘의 우리 이 민주를 향한 노력이, 이 사건의 본질이 언제나 그랬듯이 다른 사건들처럼 점차 희미해지고 변질돼 잊혀질까봐 그래서 이 제정일치 사회속에 몸담아야 할까봐 저는 두렵습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이런 사회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다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이 꿈꿀 수 있는 내일을 위해 부디 오늘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56년전 1960년 5월 28일. 바로 이 땅에서 대구 학생들이 불의와 부정을 규탄하여 민주주의를 지켰듯이 바로 오늘 또다시 우리 대구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다시 일궈내야할 때입니다.

존경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이게 마지막이 아닌 시작입니다. 이 길이 끝이 어디일지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함께 손을 잡고 꼭 그 끝을 봅시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민주주의여 만세.

((환호))

이지수 freedom@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