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민주화운동 뒷받침 했던 ‘물(物)의 신학’ 재조명

강원돈의 ‘물(物)의 신학’을 창조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중신학 연구단체인 ‘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소’가 지난 31일 개최한 제 118차 월례포럼에서, 이 연구소 정혁현 목사(한살림교회 담임)가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먼저 ‘물의 신학’을 설명하면서, “물의 신학은 민중주체 변혁운동의 사상적 통일에 이바지하는 기독교적 언어의 개발을 목표로 한다. 또한 마르크스주의와 기독교 신앙의 종합을 목표로 한다”며 민중 주체 사회변혁을 지지하는 신학으로서의 물의 신학을 소개했다.

그러나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진보와 보수의 헤게모니 장악 싸움 속에서, 물의 신학을 비롯한 민중운동의 사상적 기반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갔다고 정 교수는 말하며, 특히 “줄줄이 이어진 동구 사회주의의 붕괴가 운동세력의 이데올로기적, 정신적 근거를 근본부터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또 민중운동의 주체들마저도 ‘민중권력 강화’라는 과제에 대한 의지를 상실해간 것도 민중운동의 사상적 기반이 시들해진 하나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목사는 “이제 다시 물의 신학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는 점점 반민주화 되어가는 시대의 요청이라고 주장했다. 또 80년대 말 한국 자본주의 성격이 산업사회에서 후기산업사회로, 사회적 성격이 근대에서 후근대로 이행되면서 민중운동이 새롭게 재구성되어 계승되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후근대적 냉소주의를 돌파하는 이데올로기가 모색되어야 하는 때라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물의 신학이 강조하는 ‘실천’이 기독교신앙의 ‘성육신 신앙’과 통한다며, 민중운동의 실천성 회복에 물의 신학이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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