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랜드, 부당 노동행위가 만연한 노동의 무법지대”

정의당 이정미 의원, 기자회견 통해 이랜드 근로감독 확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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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이랜드 임금체불을 처음 제기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랜드를 더욱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랜드가 21일 시간제 노동자 임금 체불에 대해 임직원 일동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랜드 노동자 임금체불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랜드의 사과를 ‘영혼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낸 입장 자료에서 "이랜드파크가 벌인 행위는 제가 지적한 연차수당 미지급, 소위 꺽기 관행, 강제조퇴만이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있다"고 했다. 또 근로감독관 면접을 앞두고 "전날 미리 직원들을 불러, 실제 설문지와 똑같은 설문지를 놓고 어떻게 체크해야 할지를 미리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종교의 자유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매일 아침 소위 QT라는 기도시간을 강요하는가 하면, 주어진 휴게시간에 일을 시키고도 연장근로수당을 제공하지 않고, 파견근로를 사용하는 곳에는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겠다는 불법 근로계약을 맺었으며, 노동조합이 있는 계열사의 경우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만연했다"며 이랜드를 ‘노동의 무법지대'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고용노동부를 향해 "이랜드 그룹 전체로 근로감독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래는 이 의원이 낸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이랜드에 대한 소비자 탄핵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랜드는 반노동기업으로 사라질지, 노동법 지키는 좋은 기업이 될지 선택해야만 합니다

어제 이랜드 그룹이 오늘 애슐리 등 이랜드파크의 임금체불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랜드는 지난 10월 5일에 이어 두 번째로 영혼 없는 사과를 했습니다. 이랜드에서 일했던 수많은 노동자들은 이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임금체불을 넘어선 노동관계법 위반행위는 이랜드 파크만이 아니라 그룹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과의 진정성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가 발표된 이후, 본 의원실과 정의당에는 제보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세가지 문제점이 확인됐습니다.

첫째, 이랜드파크가 벌인 행위는 제가 지적한 연차수당 미지급, 소위 꺽기 관행, 강제조퇴만이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퇴직금 지급과 기간제법상 무기계약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입사한지 2년이 가까워 오면 2주간 강제휴가를 갖게 하거나 퇴직을 강요하고, 여성노동자에게는 생리휴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추가적 제보가 있습니다. 임금체불만이 아니라 다른 노동관계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이랜드파크는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둘째, 이번 근로감독 과정의 문제점도 확인됐습니다. 매장의 점장들은 근로감독관 방문 전날 미리 직원들을 불러, 실제 설문지와 똑같은 설문지를 놓고 어떻게 체크해야 할지를 미리 지시했습니다. 근로감독관 면접시에는 해야 할 답변까지 연습을 시켰습니다. 다수 매장에서 이런 제보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는 이랜드파크 본사 차원에서 근로감독을 방해한 것에 해당합니다. 사과의 진정성을 무색케 하는 행위입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의 경우에는, 설문지 체크를 1분여만 하고 근로감독을 마쳤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부실감독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랜드와 고용노동부는 이 문제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셋째, 이랜드파크만이 아니라 이랜드 그룹 전체가 노동법 위반의 천국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매일 아침 소위 QT라는 기도시간을 강요하는가 하면, 주어진 휴게시간에 일을 시키고도 연장근로수당을 제공하지 않고, 파견근로를 사용하는 곳에는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겠다는 불법 근로계약을 맺었으며, 노동조합이 있는 계열사의 경우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만연했습니다. 이랜드 그룹 전체가 노동법의 무법지대인 것입니다.

대한민국 노동권을 세우기 위해서는 이랜드를 넘어서야만 합니다. 이미 카트와 송곳 등 대중문화의 소재가 될 정도로, 이랜드는 우리 사회 반노동기업이 상징이 됐습니다. 국민들은 이미 불매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르바이트 등쳐먹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 탄핵이 개시된 것입니다. 이랜드는 이제 헌법과 노동법을 지키며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기업이 될지, 아니면 기업활동을 중단할지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반노동 경영을 고수한다면 기업의 존폐가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이랜드파크 근로감독이 과연 제대로 이뤄졌는지 해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랜드 그룹 전체로 근로감독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랜드는 이랜드파크만이 아니라 전 계열사에서 노동법 준수 여부를 즉시 점검하고 구체적인 조치계획을 발표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정치인으로, 이랜드의 반노동 관행을 바로잡는 데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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