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회의 지도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이 지난 3,500년 동안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을 억압했던 카스트제도에 맞서는 운동을 보다 국제화하기 위한 행보를 펴고 있다.
카스트제도로 인하여 차별 받는 인구는 세계적으로 2천 6백만 명이며, 그 중 2천만 명이 인도에 거주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카스트제도의 사성(四姓)에 속하지 않는 ‘불가촉천민’들은 ‘오염되고’, ‘오염시키는’ 사람들로 사회에서 인식되며 민주주의의 모든 것에서 열외되어 있다. 이들 스스로가 ‘억압받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달리트(Dalit)’라는 단어로 자신을 칭할 정도다.
인도의 교회와 인권단체는 카스트제도 문제를 중대 이슈로 다루고 있지만, '우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한다. 이에 지난 3월 방콕에서 열린 세계 에큐메니컬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여러분의 하나된 힘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회의는 ‘달리트들을 위한 정의에 관한 세계 에큐메니컬 회의’라는 타이틀로 WCC와 LWF(루터교세계연맹)의 공동기획, CCA(아시아기독교협의회) 주최로 열렸으며, 95명의 세계 교회지도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이 참석해 달리트의 역사와 문화, 달리트 여성들의 성적억압, 달리트 강제노동, 힌두교도들에 의한 달리트 크리스천 살해 등을 이슈로 다뤘다.
또한 회의 참석자들은 UN(국제연합)이 카스트제도 문제에 목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UN 산하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 오는 4월 20-24일 UN 주최로 제네바에서 열리는 ‘더반 리뷰 컨퍼런스’에 이 문제가 의제로 추가됐다. 이 컨퍼런스는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에 대한 세계 공동의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모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교회 지도자들의 카스트제도 반대 운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WCC는 “방콕회의에서 결의한 ‘Bangkok Declaration’은 달리트들을 위한 정의 활동을 계속적으로 하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세계 에큐메니컬 단체들에게 전했다. 또 “방콕회의에서 결의한 ‘Bangkok Declaration’은 카스트제도 문제를 전담하는 태스크 그룹을 설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