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엄마 나라 이야기' |
홍순관은 작가이자, <양떼를 떠나서> 등 다수의 음반을 낸 가수이면서,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미술가이며, 생명, 평화, 통일운동에 관여하고 있는 운동가이다. 이번에 그는 ‘홍순관의 노래와 이야기 ; 춤추는 평화; 엄마나라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국내 다문화가정을 위로하는 공연을 4월 3일~5일 3회에 걸쳐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 올렸다.
2008년 정부통계에 의하면 농촌 신혼부부의 13.8%가 다문화가정이다. 그러나 다문화화의 물결 속에 차별의 물결도 거세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런 상황 속에서 홍순관을 중심으로 배우 윤석화, 김윤석, 가수 안치환, 윤도현, 방송인 손석희, 영화감독 류승완, 시인 도종환 등 국내 저명인들이 힘을 합쳐 연 이번 공연은 매우 뜻 깊어 보인다.
공연 1부 <평화 이야기>에서는 노래로써 평화의 일반적인 가치를 되새기는 작업을 했다. 홍순관은 찬송가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흑인영가 ‘쿰바야’ 등을 통해 평화의 잔잔한 느낌을 전달했다. 2부 <일상의 무게>에서는 다문화가정들이 겪는 힘듦을 헤아렸다. 홍순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낯선 땅 여기는 내 고향’, ‘타향살이’, ‘쌀 한 톨의 무게’ 등을 불렀다. ‘쌀 한 톨의 무게는 생명의 무게 / 쌀 한 톨의 무게는 우주의 무게’라고 노래하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멘트했다.
또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엄마 나라’의 문화를 체험함으로써 다문화적 감수성을 갖출 수 있도록, 베트남 음악가를 초청하여 베트남 민속음악을 들려주고, 베트남 여성이 베트남어로 전래동화를 구연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느낌과 위로하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공연 중 홍순관은 “남의 나라에서 잠깐 사는 것도 쉽지 않은데 평생을 사는 다문화가정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우리가 마음을 열고 그들을 우리의 가족으로 대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들에게 이 땅은 고향이 될 수도, 평생토록 낯선 땅일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공연장을 가득 메운 한국인들에게 ‘마음 열기’를 당부했다.
홍순관은 이번 공연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후속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20여 나라 언어로 그림 동화책을 만들어 국내 다문화가정에 나눠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