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송구영신 정유년 새해 맞이 교계 신년 메시지

#송구영신 #정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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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숭구영신 정유년 새해를 맞아 진보, 보수 교계가 일제히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송구영신 정유년 새해를 맞아 진보, 보수 교계가 일제히 신년 메시지를 냈다. 아래는 송구영신을 맞아 낸 진보, 보수 교계의 신년 메시지 전문. 교계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기회로 삼는 새해를 기대하는 한편, 불의가 아닌 공의가 넘치는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를 기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2017년 신년메시지

위기입니다! 정치, 사회, 가족, 청년, 환경 경제 등 많은 차원의 위기입니다! 제도와 가치의 위기입니다! 전쟁, 피난, 기근, 가난, 실업, 테러리즘, 지속되는 지구 생태계의 파괴. 이것이 전 세계적인 차원의 인류의 모습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우리 시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이 깊은 위기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까요?

한자어로 '위기'는 '기회'라는 단어와 같은 한자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말에서 '위기'라는 단어는 '판단하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되었고 그 안에는 결정하거나 선택하는 지성적 '힘'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우리가 위기를 회개의 기회로, 개인과 사회가 행한 잘못된 결정들을 바로잡을 기회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사고와 행동의 방식들을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는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한 해를 여는 이 아침에,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하나의 단어에 주목하도록 부르십니다. 영원성의 무게를 담지하고 있는 이 단어는 바로 회개입니다. 이 단어는 제일 먼저 요르단 광야와 갈릴래아에서 모든 열방에게 들려졌습니다. 그것은 먼저 선구자 요한에 의해서 그리고 이어서 하느님이시자 인간이신 예수에 의해 선포되었습니다. 수십 세기 동안 그 단어는 세대를 거치며 교회 안에서 수없이 많이 선언되고 선포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귀에까지 들려왔습니다. 형제자매여러분, 우리 시대의 개인적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회개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마음에 새기는 것입니다.

회개하라! 세례자 요한과 그리스도께서는 구원의 문 앞에 회개의 열쇠를 내놓으시면서 그들의 설교를 똑같이 이 '회개하라'는 말로 시작하셨습니다. '회개하라'는 선포는 복음서를 지배합니다. 복음 전체가 하느님 편에서는 은총으로 인간 편에서는 회개로 묘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은총과 회개가 만나는 곳에서, 구원이 일어납니다.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의 선포 전체는 바로 회개라는 말 안에 포함되고 총괄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회개로 설교를 시작했고 회개로 설교를 마치셨습니다. 처음 설교하실 때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 4.17) 그리고 그분의 마지막 설교,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주신 마지막 계명은 그분의 이름으로 열방을 향해 회개와 죄의 용서를 선포하라는 것이었습니다.(루 24.47)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물론 하늘나라는 교회입니다. 교회의 기원과 사명이 바로 하늘나라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손수 말씀하셨듯이, "그리스도의 왕국은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닙니다."(요 18.36) 교회는 하늘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교회의 권위는 영적인 것이라고 그리스도께서는 말씀하고 계십니다. 구원으로서 교회는 하늘을 종착지로 삼은 하나의 여행입니다.

회개를 통해서 타락한 인류는 단지 잃어버렸던 낙원이 아니라 하늘 그 자체를 얻습니다. 이점에 대해서 모든 시대 교회의 가장 위대한 설교가였던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의 말씀을 들어봅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께서는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라는 구절의 의미를 다음과 같은 놀라운 가르침을 통해서 설명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낙원에 놓으시는 것이 아니라 하늘로 데려 올라가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분은 "낙원의 왕국"이 아니라 "하늘나라"를 설교하셨습니다. 낙원의 왕국이 아니라 하늘나라가 왔으니 회개하라는 것입니다. 당신들은 낙원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인간 사랑을 보여주심으로써 당신에게 하늘을 주셨습니다. 비록 당신은 낙원을 잃어버렸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위해 하늘을 열어주셨습니다. 당신은 한 생의 고통이라는 심판을 받았지만 그를 통해 영원한 생명이라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그분은 땅을 심판하여 가시와 엉겅퀴를 내게 하셨지만 당신의 마음으로 하여금 성령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얻은 것이 잃은 것보다 얼마나 더 커다란지 당신은 보십니까? 저 멀리 있는 이득은 고통을 훨씬 더 능가합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는 "내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라고 묻고는 이렇게 답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먼지와 물로 사람을 창조하셨고 그를 낙원에 두셨습니다. 그리고 그가 타락한 후 하느님께서는 흙과 물이 아니라 물과 성령으로 사람을 다시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낙원이 아니라 대신에 하늘 왕국을 약속하셨습니다."(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창세기 설교 8, PG 54, 614)

우리가 회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복음의 본질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회개는 구원의 길로 가는 시작이요 문으로서 첫 번째로 필요한 것입니다. 회개 없이는 구원이 없습니다. 이것은 회개가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음을 깨닫는 것이고 이어서 그 흐름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의 죄의 습관들을 끊어내고 당신의 삶에 새로운 질서와 지배원리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회개하는 것은 용기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고, 당신을 노예로 만들고 당신의 인격을 비천하게 만드는 악덕과 정념들로부터 당신 자신의 해방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의 죄 많은 자아를 미워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 자신의 마음을 신뢰하는 것을 멈추고 대신에 신앙의 빛을 향해 당신의 두 눈을 여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의 죄 때문에 눈물 흘리며 슬퍼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간청하는 것입니다. 회개는 이 모든 것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오시어 머무실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강타하고 있는 세계적인 위기는 회개 없이는 극복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정치 지도자들 영적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회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나은 날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그들의 잘못을 회개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더 훌륭한 아이들을 가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탐욕스럽게 자연환경을 착취하는 이들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지구는 생태적 파괴로부터 구원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웃에게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랑과 평화와 사회정의와 같은 하느님의 선물들을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적대와 분열을 일으키는 우리 자신의 이기주의를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는 결코 현실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오늘도 우리를 가르치십니다.

"너희 자신을 씻어라. 너희 자신을 깨끗하게 하여라. 내 눈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다 없애버려라. 너희의 사악한 방식들을 멈춰라. 선을 행하는 법을 배우고, 정의를 추구하고, 억눌린 자를 구해주고, 고아를 보호해주며, 과부들을 변호해주어라. 그리고 이러한 회개와 선한 결심으로 오거라. 우리 함께 이야기해보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이사야 1.16-18)

이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날, 우리 모두 '회개'를 우리 삶의 기초와 지배원리로 삼읍시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에게 임하게 합시다. 오직 이 방식을 통해서만, 우리나라와 세계 공동체를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사회적 문제들이 해결될 것입니다.

2017년 새해가 개인이나 사회나 복되고 평화롭고 무탈한 한 해가 되어 성 삼위 하느님의 영광 높이길 기원합니다.

2017년 1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2017년 신년 메시지

2017년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면서 한국교회와 대한민국 그리고 온 세계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암울했던 2016년을 보내면서 한국 사회는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갈등이 표출되고, 감정이 행동으로 바뀌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내재되어 있던 문제들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정치구조의 전반적인 개혁을 갈망하는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정치권이 개혁과 경제회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대권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현실은 심히 유감스러운 부분입니다.

문제가 문제로만 끝난다면 우리에겐 변화와 발전이 없을 것입니다. 드러난 정치권력 구조의 불균형과 사회의 어두움과 문제들을 이제는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자세로 2017년을 열어나갈 때 새 희망은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특별히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으로 종교개혁자들은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Sola Fide, Sola Gracia, Sola Scriptura)"을 주창하며 온전히 말씀으로 돌아가는 개혁 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회개이며 반성입니다. 죄의 길에서 돌아설 때 비로소 진정한 회복이 일어날 것입니다.

용서는 사랑의 확산입니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는 죄인들과 함께할 뿐 아니라 멸시받고 천대받는 자들의 친구였습니다. 죄인을 심판할 분이 오히려 죄인을 정죄하지 않으시고 사랑으로 품으셨습니다. 용서받은 자들로서 우리의 이웃에게 용서를 베푸는 것은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실천하는 방법입니다. 용서할 때 화해가 일어나고, 화합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요 8:11)

회복과 개혁의 2017년, 하나님 말씀 앞에 바로 서는 공의로운 삶을 통해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가져오며, 이웃의 잘못을 용서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삶 가운데 실천하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님과 동행하며 축복이 넘치는 한 해 되기를 소망합니다.

2017년 신년 아침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한국교회연합(한교연) 2017년 신년메시지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도다.(시1 : 1~2)

2017년 새해 아침에 한국교회연합 산하 회원교단과 단체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주님은 새해를 맞은 우리 모두에게 악한 길에서 벗어나 오직 하나님의 말씀 앞에 바로 서라고 명하십니다. 불의와 불법에서 돌이켜 하나님 앞에 바로 서라는 명령은 새해에 우리 한국교회가 국가적 사회적으로 처한 현실에 어떤 각오와 자세로 대응해야 할지를 일러줍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회복시키고자 호세아 선지자의 삶을 통해 회개할 것을 끊임없이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한 이스라엘은 결국 BC 722년에 앗수르의 침략을 받아 망하고 말았습니다.

불의와 불법의 수렁에 빠져 혼란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현재와 당시를 분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단은 하나님의 말씀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습니다(벧전 5:8). 그때나 지금이나 근신하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근신하고 깨어 있어야만 악한 영의 공격을 대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깨어있어야만 나라와 교회와 가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주님은 새해 아침 세상에 빛과 소금인 우리에게 겸허한 성찰과 진지한 각성을 요구하십니다. 구태의 낡은 옷을 벗고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새 날을 시작하라 하십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돌이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하겠습니다.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사에 유례가 없는 부흥, 성장에 도취해 있는 동안 이웃과 세상 사이에 높은 담이 가로막히고 복음적 나눔과 소통마저 단절되고 말았습니다. 선교 1세기에 나라와 민족에 희망이었던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받고 외면당하는 이유는 선지자적 소명과 거룩함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 모두는 한국기독교의 제2부흥을 외치기 전에 철저한 회개와 영적·도덕적 각성으로 갱신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하고 실천하면서 예언자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부조화와 불평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희생과 섬김의 낮은 자세로 사회적 약자의 손을 잡아주고 그들을 섬기는 데 열과 성을 다해야 합니다.

오늘의 정치적 혼란은 정의를 버리고 불의를 도모한 대통령과 그 측근들 뿐 아니라 불법을 묵인하고 동조하고 때로 외면한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돌아오면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호6:1)입니다. 이 땅에 대립과 분열이 그치고 다가올 대선에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지도자가 선출되도록, 나아가 남북이 하나님의 손에서 하루속히 평화 통일을 이루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새해에 우리 한국교회연합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사명, 곧 교회 일치와 연합을 통한 교회의 하나됨과, 민족복음화 사명,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섬김을 다하는 사역에 변함없이 발 벗고 나설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오랜 갈등과 반목의 낡은 옷을 벗고 화해와 화평의 새날을 맞아들이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17. 1. 1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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