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를 예방했다. 1월24일(화) 오전 NCCK 김영주 총무의 한국기독교회관 집무실로 찾아온 반 총장은 종교개혁500주년에 대한 이야기로 대담을 시작했다.
김 총무는 종교개혁이 당시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점을 지적했고 반 총장은 기독교가 한국의 근대화에 공헌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종교지도자들의 혜안을 배우기 위해 종교계를 예방하고 있다고 반 총장이 말하자, 김 총무는 NCCK가 인권, 평화, 정의, 생명의 가치를 위해 헌신한다고 소개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 재직 시절에 전 세계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테러들을 다수 목격한 경험을 언급하면서 각국 종교지도자들에게 평화를 교육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진행되는 대통령 탄핵소추와 정치표류는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에 매달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서 이로 인해 국민들은 실의에 빠지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개선되어야 하고 종교도 민족과 국가를 위한 공익적인 일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무는 현재의 정국이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사적 공간에다 사용했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은 공공의 자산이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일부 정치인들이 사적 공간에 그것을 전용하다보니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기독교는 정의, 평화, 창조질서를 중시하는 종교로서 정치인들이 공평무사하게 공익에 헌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반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으로의 경험을 공적 자산으로 여기고 국가를 위해 헌신할 것을 주문했다.
대담의 말미에 반 총장은 자신과 관련된 두 가지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첫째, 자신이 신천지와 연루되어 있다는 소식은 사실무근이다. 3월8일은 세계여성의날로서 각국 여성들이 유엔 건물 앞에서 기념식이나 시위를 하는데 그때 우연히 함께 사진촬영을 한 것밖에 없는데 그 여성이 신천지 인물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신천지와 연결되어 있는 양 SNS 등을 통해 유포하는 것은 악의적이다. 이런 풍토는 한국사회를 병들게 하는 악습이다.
둘째, 소수성애자들에 대한 발언이 그들을 지지하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 자신은 유엔헌장이나 만국인권선언의 정신에 따라 인간이 종교, 인종, 성별, 나이, 직업의 다름에 상관없이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발언했을 뿐이다. 소수성애자를 옹호하거나 그런 관행을 장려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든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차별당해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발언한 것일 뿐이다.
이에 대해 김 총무는 신앙적 신념과는 상관없이 차별은 철폐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지지했다. 이어 반 총장이 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만행을 예방할 뿐만아니라 인권이나 정의나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남북화해를 이룩하는데 국제기구 수장으로서의 경험을 투여하길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무가 한때 한국 젊은이들의 꿈이었던 반 총장이 정치인의 길에 들어서도 그 꿈이 훼손되지 않도록 국가에 헌신해 주길 요청하는 것으로 대담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