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동성애 문제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충남교계의 반발에 부딪혀 진땀을 빼고 있는 가운데 이 위기를 그가 어떻게 극복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10일 충남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동성애 문제를 놓고 격한 토론을 벌인 후 오는 17일 이 부분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0일 충남기독교총연합회 등 지역교회 지도자들은 안희정 지사를 찾아 동성애를 비롯, 소위 '성소수자'라 주장하는 이들의 인권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한 목회자는 안희정 지사가 주장하는 '인권조례'가 통과될 경우에 에이즈 등 질병과 성 정체성 문제 등으로 사회적인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인권조례 폐지를 하지 않는다면 충남교계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로부터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안희정 지사는 "성소수자들도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교회가 제기하는 도덕과 윤리 문제를 떠나서 성소수자에게도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안희정 지사는 "당장 인권조례를 폐지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목회자들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다른 시도 인권조례도 살펴보면서 도인권위원회 및 인권센터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한 팟캐스트에서 안 지사가 충남교계의 동성애 반대 여론을 무시한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충남 교계를 폄훼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안 지사는 "단지 충남교계가 아직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말을 한 것인데, 마음에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