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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유일신 신앙의 참 뜻과 (유일신적)삼위일체 하나님의 고백의 의미

삭개오작은교회 / 강사 김경재 목사


제1회 갈릴리복음 성서학당

(하나님과 창조세계)


제6강 주제- 유일신 신앙의 참 뜻과 (유일신적) 삼위일체 하나님의 고백의 의미


Ⅰ. 오늘의 주제를 왜 문제 삼게 되는가?

1. 구약성경이 이스라엘의 오랜 종교문화사적 배경 속에서 형성되었고, 신약성경은 헬라철학적 정신문화와 대결하면서 형성되었다. 그 결과, 성경 자체 안에는 다신론적(多神論的), 일신론적(一神論的), 유일신론적(唯一神論的), 삼위일체론적(三位一體論的) 신 이해가 뒤섞여 있어서 깊이 생각하는 교인들은 혼란을 겪는다.

2. 그리스도교 교회의 예배와 교의 안에서는 ‘삼위일체 하나님’ 신앙고백의 구조를 가지고 진행되지만, 교인들은 그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한다는 의미를 분명하게 깨닫지 못하고 형식적 고백상태에 방치된다는 것이 현실이다.

3. 종교에서 신관은, 인간이 대자연․생명계․인간공동체 가운데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때, 자기를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다시 말하면, 신관․인간관․실재관․세계관은 서로 구별되지만 밀접하게 서로 영향을 받는다. 21세기 새 시대문명은 새로운 하나님이해를 성서 안에서 더 깊고 높게 이해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Ⅱ. 유일신 신앙의 참뜻

1. 유일신 신앙(Monotheistic Faith, Monotheism/ 唯一神論)은 신이 한 분뿐이라는 신의 수(數)에 강조점이 있는 신관이라 생각하지만, 더 본질적인 의도는 신적 속성 곧 질(質)에 관한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2. 신의 수(數)가 여럿이며, 다수의 신들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회 안에서 ‘그들  다수의 신들’(혹은 궁극적 원리들)을 통일할만한(초월할만한) 절대신(절대원리)은 없다고 생각하는 신관(실재관)혹은 종교가 다신론(多神論, Polytheism)적이다. 고대사회만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이런 견해는 여전히 존재한다.

3. 유일신론과 혼동하는 신관은 일신론(Henotheim, 一神論)이 있다. 구약성서 족장시대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지중해 연안과 중동사회에 편만한 다신론적 종교문화 속에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신들 중의 신’, ‘가장 높으신 신’이라는 고백이 함께 있어왔다. 경쟁적인 신들 중 권능이 가장 높고 뛰어난 신을 자신들이 섬긴다는 경쟁적 부족국가들이나 문명신들 중에서 일신론은 유행한다. 이런 신은 유일신은 아니다. 사회나 제국을 통합하는 최고 군주(통치자) 이미지를 강화하는 정치사회 통합기능을 감당하는 신이다. 대체로 제국주의, 국가주의 신들은 일신론적일 뿐이다. 명분은 유일신론이라고 스스로를 속인다. 반대로, 기독교 단체들 중에서도 입으로는 유일신을 고백한다면서 사실은 일신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4. 유일신론(Monotheism)이란 진정한 의미에서의 신(하나님)은 한 분뿐이라고 믿는 신앙을 말한다. 이스라엘 종교사에서는 대체로 BC 7세기-5세기 경 예언자시대(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등)에 완전하게 확립되었다. 신들이라 일컫는 신적 존재자들은 신성능력을 지녔을지라도 경배와 예배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유일신은 시공을 초월하며 전지전능, 무소부재, 유와무, 존재와 비존재, 언어와 개념규정을  모두 초월하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한다면 유일신을 설명하거나 이해 할 수 있는 ‘존재유비’(存在類比)가 없다. 유일신 자신이 피조물들에게 스스로를 알리시는 ‘신의 자기계시'만큼만 알 수 있다.

5.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종교사(구약성경) 안에서 증언되는 유일신론적 신앙의 특징은 다음 몇 가지 점을  강조한다.

(i) 절대초월적 창조주 하나님
성서가 증언하는 유일신 하나님은 스스로 자존하시는 ‘절대초월자’이시며, 절대주체적 자유자이시며, 창조의 주(主)이시다. 창조주 하나님은 우주대자연 속에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심지어 당신의 몸처럼 그 안에 살아계시지만, 우주대자연이 하나님은 아니다. 또한 이스라엘의 민족신이 아니며 기독교 국가신이거나 백인문명권의 신이 아니다.(창3:14)

(ii) 우상제작 및 숭배를 금지시키시는 하나님
성서가 증언하는 유일신 하나님은 피조물과 전전으로 구별되는 ‘전적 타자’이시므로 피조물과 ‘질적차이’를 지닌 분이다. 그러므로 보이는 형상으로나, 보이지 않는 개념으로 신을  만들거나 묘사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궁극적인 것을 찾고 추구하는 존재이므로 자꾸 우상을 만들려는 경향성을 갖는다. 유일신은, 인간을 특정 이념으로 속박 억압하는 모든 거짓 신들과 종교와 세상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고 인간을 자유하게 하시는 하나님이시다.(십계명중 우상제작 금지명령)

(iii) 임마누엘의 하나님
유일신의 초월성은 공간적 초월로서(하늘에 계신 하나님 등) 상징적 은유를 통해 고백되지만, 유일신의 초월성은 결코 공간적 초월로서 세계 저 너머의 어느 하늘공간에 거주하는 하나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유일신의 철저한 초월적 자유는 역설적으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가까이 계신 하나님, 피조물 안에 계시며 함께 하실 수 있는 하나님”을 의미한다. 특정시공간에 메이지 않으신 시간과 공간의 주(主)로서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든지 ‘계시적 사건’ 안에서 사람을 부르시고, 만나시고, 동행하시고, 동역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이다.

(iv) 인격적 윤리적 응답을 요청하시는 하나님
유일신 신앙전통에서는, 하나님을 이성적으로 논증하거나 토론하기를 허락하지 않고, 기쁜 맘으로 경외하며,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게 행복하고 복된 삶을 누리기 원하신다. 칸트철학용어로 말하면, 순수이성으로 하나님을 논하지 말고 실천이성으로 곧 윤리적 삶으로서 응답하라는 말이다.

(v) 자유 안에서 ‘정의와 사랑’의 실천을 요청하시는 하나님
성서가 증언하는 유일신 하나님은 자기를 계시하기를, 피조물 중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이해하고 동참하도록 지으신 인간에게 ‘정의로운 삶과 사랑하는 충만한 삶’을 살도록 요청하시는 하나님이다. <정의로움과 자비하신 사랑>은 거룩하신 하나님의 두 가지 본질적 속성을 나타낸다. 유일신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란 ‘정의와 사랑’의 실천을 통한 ‘생활신앙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Ⅲ. 삼위일체 하나님 고백에 대하여

1. 유일신 신앙의 근본정신을 유지하면서도, 기독교는 유일신적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한다는 점에서 유대교와 이슬람교와 기타 문명권종교의 유일신론과 다른 특징을 지닌다. 신약성경에는 ‘삼위일체’라는 단어자체는 나타나지 않지만, 내용적으로는 삼위일체적 유일신관을 가진다(마 28:19, 고전 12:3~6, 고후 13:13, 엡 4:4~6, 골 2:9, 요 1:1-2, 빌 2:6 등 성구참조)

2. 삼위일체 신관은 신이 셋이라는 숫자개념 문제가 아니라, 초대 그리스도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을 경험하고, 또 성령강림을 경험한 후,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의 계시사건을 조상부터 믿어왔던 유일신 신앙과의 함수관계에서 이해한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자기계시사건을 초대교회 공동체가 이해한 것을 신학적으로 표현한 결과이다.

3. 다시 말하면, 삼위일체론적 신관은, 그리스도 신앙공동체가 역사적 인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언행, 곧 그의 교훈․치유와 구원행위․자기 비움과 고난․말씀의 권능과 기적․십자가 자기희생 죽음․신비한 부활사건을 겪으면서, 그 분 안에서 단순이 완전한 휴머니즘적 인간이나 예언자적 면모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어떤 신적 진리와 생명의 계시를 체험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성령체험 사건 속에서도  단순한 신적 초능력의 발현사건이 아니라, 성부하나님과 그리스도의 현존체험을 하였다. 성령의 임재는 곧 하나님의 임재요 부활하신 그리스도 생명의 주께서 그들 가운데 임재라고 느꼈다. 이 수수께끼를 해명하고 조리있게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형성된 하나님이해가 삼위일체론이다.

4. 다시 좀 더 총괄적으로 정리하여 말하면, 삼위일체론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일어난 구원사건에서 하나님의 하나되심을 고백하고자 한다. 또한, 성령을 통하여 오늘도 일어나고 있는 하나님의 구원사건에 있어서 하나님의 하나되심을 고백하려고 하는 것이다.

5. 삼위일체론의 기본 공식같은 명제적 표현은 “하나의 신적인 본질이 세 인격 안에 있다”(Una divina essentia in tribus personis subsistit)이다. 3세기 터툴리안 교부는 ‘한 실체-세 위격’(una substantia-tres personae)라고 표현했다. 동방교회 교부들은 인격 혹은 위격으로 번역되고 ‘Mask/탈’의 본래의미를 지닌 라틴어 persona(헬라어 prosopon) 대신에 ‘존재양식’(存在樣式)을 뜻하는 휘포스타시스(헬라어 hypostasis)를 사용하였다.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안에서 자기를 계시하지만 동일한 한 분 하나님의 존재방식이라는 고백인 것이다. 은유적으로 태양 핵융합폭발-태양광선-태양열은 해의 존재양식이라는 것과 같다..

6. 이상에서 살핀바와 같이, 삼위일체론은 피조물을 찾아오시어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고백하고자 하는 신앙고백적 동기를 갖는다. 하나님의 구원경륜에 있어서 초대교회공동체는 성부의 創造(creation)․성자의 救援(redemtion)․성령의 聖化(sanctification)를 특별히 구별하여 삼위의 핵심사역을 강조하면서 고백했지만, 삼위적 하나님 신성의 상호침투적 순환속성(perochoresis) 때문에, 창조의 하나님, 구원과 계시의 하나님, 성화의 하나님은 같으신 신적 본질 안에 계신다.

7. 삼위일체의 하나님은 영원히 인간 이성으로서는 다 포촉 할 수 없는 신비와 영광 속에 거하시지만, 우리에게 계시된 면만을 체험하면 하나님자신의 무한 자유와 사랑의 속성 안에서 충만 가운데 거한다는 점이다. 그리스도 신앙공동체가 삼위일체론적 유일신 신앙을 고백하는 실천적 의미가 거기에 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사람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개인주의나 전체주의를 거부하고, 개체성이 보장되면서 사랑의 귀임을 통한 생명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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