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탄핵 인용이든 각하든 "선고에 승복하라"

#탄핵 인용 #탄핵 기각 #탄핵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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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차 박근혜 퇴진 범국민행동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쉬쉬하던 보수 교계 연합기관들이 침묵을 깨고 9일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며 내일 10일 있을 탄핵 심판 선고에 "승복하라"는 입장을 냈다.

먼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대한민국은 '기각 혹은 각하'와 '인용'이라는 단 두 가지의 선택지를 놓고 엄청난 갈등과 대립으로 극명하게 나뉘었다"며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중대한 사건이기에 정치적으로 격변의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었겠지만, 국민마저 정치 판도에 따라 양분화된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한기총은 이어 "과정 중에 일어난 여러 양상들은 의견이나 주장을 표현한 수단일 뿐 결론이 아니다. 그러나 10일에는 8인 재판관 체제에서 탄핵 심판은 종결된다. 결론은 분명 하나로 내려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떻게 결정이 되든지 간에 그 결론을 겸허히 수용하고 승복해야만 한다. 이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요, 근간"이라고 했다.

한기총은 "만일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분열과 극심한 혼란은 필연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어떠한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승복하고 양분된 국민이 아닌 하나로 화합된 국민으로서 내일의 대한민국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 역시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교연은 "헌재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지, 기각 또는 각하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어떤 판결을 내리든 그것을 번복시키거나 뒤집을 수 없다"며 "선고가 어떻게 내려지든 헌재의 결정은 그 자체로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 그것이 법치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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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대한문 광장에서의 태극기 집회 광경

한교연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과 종교인, 시민사회 모두는 헌재 결정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 본인이 승복할 뿐 아니라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된 지지자들과 국민 모두를 진심으로 달래고 설득하고 자중 자제토록 함으로써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한교연은 "내일 이후 우리 모두는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 땅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함으로써 더욱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교회와 온 성도들은 사순절 기간에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묵상하면서 우리 사회의 화합과 통합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침묵을 지키던 보수 교계 연합기관들이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앞두고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높인 데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교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보수 교계 연합기관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에 민주주의에 근간을 둔 평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다른 한쪽에서는 탄핵 기각에 따른 촛불민심 이반 현상을 최소화하려는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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