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시 속에서 뽑아내는 ‘씨알사상’의 진수

▲10일 씨알사상연구소 박재순 소장이 '다석 유영모의 시와 영성'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다석 유영모, 함석헌의 시로부터 ‘씨알사상’의 진수를 뽑아내는 흥미로운 강의가 열린다. 씨알사상연구소 박재순 소장이 <유영모의 시와 영성>을,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함석헌의 종교시와 씨알영성>을 강의하는 ‘제5기 씨알사상 강좌’가 씨알재단 주최로 4월 10일부터 6월 12일까지 매주 금요일 열리는 것.

10일 저녁 시청역 대양빌딩 805호. 40~50대의 일반인 남녀가 모여 다석 유영모 선생의 시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박재순 소장은 “소리 내 읽어보라”며 낭독을 시키는 등, 시를 ‘느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숨나무에 숨이 돋고/명나무에 명이 연다/우리는 생명나무 뿌리 밑에 거름이어요!/..(중략)../그러니까 우리가 흙에 묻힌 꿈을 깨는 아침엔/우리가 생명나무를 보겠어요/싱싱한 잎사귀도 보겠어요/그 환 환 환 환빛으로 열린 생명열매를 따먹겠어요!’ –시 <숨 나무 명 나무> 중

음보(音步)가 딱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유음과 비음의 울림소리를 사용하여 미묘한 음악성을 낸다. 반복되는 ‘어요~’체가 천진난만한 분위기를 풍겨 진중한 학자의 풍모를 가졌던 다석과 잘 매치가 안 되는지, 참석자들은 “다석의 정신은 참 높은데 시는 어린아이의 언어 같다”고 말한다. “사랑스럽게 느껴진다”고도 한다.

박재순 소장은 “실제로 다석은 ‘나는 하나님의 애기’라는 생각을 했다. 애기니까 서로 치고 박고 싸우기도 하고, 그러나 잘못한 건 잘못했다 인정하고 남을 쉽게 용서할 수도 있다. 하나님의 품 안에서 노래하며 춤추는 애기라고 생각했다”고 다석의 정신세계를 말했다.

또 시 풀이를 통해 씨알사상을 설명하기도 했다. 시 ‘숨 나무 명 나무’에서 다석이 ‘그 높고 높고 높이 열린 열매를 따 먹을 수 있겠어요?’라고 한 것을 두고, “나 자신이 씨알 되어 흙 속으로 들어가 열매 되어야지, 남이 맺어 놓은 열매를 함부로 따 먹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 씨알정신을 잃고 남의 것을 탐낼 때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다석의 시에 대해 “깊은 깨달음과 영성이 있으며 글과 말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고 높게 평가하고, “그의 시는 하나님에 대한 그리움에서 나온 것”이라며 신앙시로서 조명했다. 10일 ‘다석 유영모의 시론’ 강의에 이어 17일에는 ‘오도송(梧道頌)을 중심으로 신앙시 풀이’, 24일에는 ‘나와 나라에 대한 시 풀이’, 5월 1일에는 ‘죽음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시 풀이’를 강의한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