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미국순회연주를 은혜롭게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연주때마다 관객분들에게 두가지 기도제목을 부탁드렸다. 첫째는 필그림앙상블이 북경올림픽 개막식에서 연주할 수 있도록, 둘째는 미국 백악관에서 연주할 수 있도록이다.
허황돼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올림픽무대에서 찬양을 연주하면 하나님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찬양을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백악관에 있는 성공한 사람들이야 말로 찬양으로 위로받아야 할 외로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기도를 부탁드리고 다녔는데 한국에 돌아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미국연주여행에서 우리를 도와주셨던 한 집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사님의 사업체가 한국과 중국에 있어, 중국에 가는길에 잠깐 한국에 들렀는데 만나자고 하셨다. 비행기를 갈아 타기위해 대기하는 몇시간을 할애해 만나려고 하신 것이기에 우리는 주저 없이 인천공항으로 달려갔다.
집사님은 우리에게 북경올림픽 관련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고 물어오셨다. 내가 아직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있다고 말씀 드리자 중국에 가본적이 있냐고 물으셨다. 나는 선교사님을 따라 가본적이 있었고 나머지 멤버들은 가본 적이 없었다. 집사님은 북경올림픽을 놓고 기도한다는 사람들이 중국에 가보지도 않고 중국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 되겠냐고 하시며 이번에 중국에 가시면 그곳에서 연주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겠다고 하셨다.
사실 중국이 먼 곳도 아니고 미국에 비하면 경비도 적게 드는데, 연주 초청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일이 될 듯 될듯하고 잘 안 풀렸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에 최집사님께서 발벗고 나서겠다고 하시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중국에 가신 최 집사님은 정말 열심히 뛰셨던 것 같다. 며칠 지나지 않아서 바로 전화가 왔는데 상해와 청도, 북경 이렇게 세 곳에서 연주초청을 하기로 했으며, 경비는 집사님이 모두 부담하시겠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랐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자 최집사님께서는 어찌되었든 필그림앙상블이 중국을 경험해 보아야 기도가 더 구체적으로 될 것이라고 하시며 용기를 가지라고 하시는데 참으로 고마운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미국에서 한 번 밖에 뵌 적이 없는 분이 정말 순수하게 우리를 돕는 것을 보며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참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우리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단 한번 만나고도 우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을 보며 참으로 감사했다.
최 집사님은 이런 말씀을 우리에게 하셨다. “우리가 이렇게 필그림앙상블을 돕는 이유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필그림앙상블이 대신하고 있기때문이예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이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찬양을 통해 하나님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만은 동일하기에, 선교와 전도에 있어서 우린 다 같은 동역자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또 한편으로 그분들은 우리 필그림앙상블이 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하시는 분이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 모두는 형제이며 함께 동역하는 동역자다.
우리가 받은 것만큼 언젠가는 우리도 누군가를 위해서, 누군가의 동역자로서 베풀 것을 생각하며 우리는 중국연주여행 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