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치러진 4차 TV토론에서 동성애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다가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지적을 받았다. 동성애 문제가 토론 테이블에 오른 것은 홍준표 후보가 군대 내 동성애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 비롯됐다.
문재인 후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자 홍 후보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이냐 재차 물었고 이에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 순으로 발언했다. 해당 발언 앞에 동성애를 붙이면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답변이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니"라고 꼬집으며 "저는 이성애자지만 성소수자의 성 정체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홍 후보가 토론 중 사형제 폐지를 물으며 동성애 문제를 다시 제기하자 역시 문재인 후보는 "동성혼을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적인 지향 때문에 차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동성혼을 구분 못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보수 개신교계에서는 신앙적 신념을 기초로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정책을 면밀히 검토, 압박해 왔다. 최근에대 정책 토론회를 열어 대선 출마 주요 정당의 참모들을 초청해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한 정책 검증을 하기도 했다. 이날 문재인 후보의 모호한 동성애 입장은 보수 개신교의 표심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부산YMCA 이사직을 오랫동안 맡았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당시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문 후보 본인은 천주교 신자로 세례명은 '디모테오'로 알려져 있다. 디모테오는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를 일컫는다. 문재인 후보는 장로교 목사와 사돈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