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 한국에서 민중신학이 나왔던 것과 흡사하게, 요즘 인도에서는 '달리트신학'이 떠오르고 있다.
달리트는 인도의 계급사회에서 가장 하위계층인 불가촉천민으로, 그 뜻은 '압제받는 사람들'이다. 인도에서 1억명을 웃돌고 있으며, 3천5백년 동안 '불결하고 오염된 존재' 정도의 취급을 받아왔다.
달리트신학은 하나님이 달리트들의 해방을 위해 함께 일하고 계신다는 것에 기반했으며, 인도교회 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다. 달리트신학은 현지에서 '달리트들의 잃어버린 권위와 인권을 찾는 새로운 운동'으로 인정받고 있고, 인도교회 한 지도자는 “이 신학은 달리트들의 잃어버렸던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달리트신학과 더불어 떠오르고 있는 것이 '달리트 판차야트 무브먼트'(Dalit Panchayat Movement; yat=assembly, panch=of five)다. 이 운동의 특징은 달리트들의 과거 희생이 아닌, 숨겨진 잠재력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달리트 운동가인 Jyothi Raj 박사는 “희생자의식에 먼저 접근하고 극복방법을 후에 찾는 것은 해결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열등의식을 키울 수 있다”며 지금까지 한번도 표출된 적인 없는 달리트들의 잠재 가능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그는 이러한 운동이 인도의 현재 역사기록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며 “달리트들은 역사적으로 희생당해 왔지만, 역사기록에 있어서도 희생자”라고 말했다.
'달리트 판차야트 무브먼트'에 속한 달리트들은 압제적인 카스트사회에 도전한다. 예를 들어 달리트들은 전통적으로 상위계급 사람들의 죽은 동물을 운반해왔는데, 이 운동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은 ‘우리는 당신의 죽은 동물과 상관이 없다. 당신이 그것을 옮기고 땅에 묻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협상하는 법도 배운다. 전통적으로 달리트들은 무덤을 팠지만 교육받은 이들은 ‘무덤을 파려면 2천루피를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달리트 판차야트 무브먼트는 인도의 Kartanaka's Tumkur 구역에서 시작됐는데, 10명의 리더들로 이뤄져있고 여기엔 연장자, 젊은이, 여성이 포함되어 있다. 10명 중 5명은 반드시 여자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들은 이 운동을 매우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즘은 정부에 살 곳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들 중 90%는 땅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