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한국교회 ‘공공성 회복’ 신학적 담론 주제로 떠올라

16일 기윤실 주최 공공신학 출판기념 세미나 개최

▲16일 도서 '공공신학 ; 한국교회의 사회적 섬김으로의 초대' 출판기념세미나 ⓒ이지수 기자
지난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실시한 ‘한국교회 신뢰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48.3%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정부나 기업이 아닌 ‘종교’가 이토록 낮은 신뢰도를 갖는 것에 대해 당시 많은 교계 지도자들이 충격을 나타내며 ‘한국교회가 성장주의와 물량주의에서 함몰된 데서 나와 사회참여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최근 들어 이런 목소리가 ‘공공신학’(Public Theology)의 범주 안에서 신학적으로 정립되기 시작했다. 16일 기윤실이 발간한 도서 ‘공공신학 ; 한국교회의 사회적 섬김으로의 초대’가 그 포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는데, 14명의 신학대 교수 및 실천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하여 교회가 가져야 할 공공성에 대한 신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입했다.

기윤실은 도서 발간을 기념하고 공공신학을 담론화한다는 취지로 16일 오후 4시 30분 성북동 덕수교회에서 출판기념세미나를 열었다. 패널로 참여한 한국교회봉사단 김종생 사무처장, 지구촌나눔운동 김혜경 사무총장, 기윤실 양세진 사무총장, 조선일보 이선민 문화부장, 서울대 이승종 교수,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는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 - “한국교회, ‘심정적 소수’라는 의식에서 벗어나야”, “’가치’ 제시 통해 사회 선도해나가야”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는 “한국교회는 이제 ‘우리는 사회에서 소수다’는 의식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며 이른바 ‘심정적인 소수의식에서의 탈출’을 역설했다. ⓒ이지수 기자

실천신대 목회사회학과 조성돈 교수는 “한국교회는 이제 ‘우리는 사회적 소수다’는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른바 ‘심정적인 소수의식에서의 탈출’을 역설했다. “국내 최대 종교로 자리잡았고 장로 대통령을 3번이나 배출했는데도 마음 속으로는 소수라고 생각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에 한국교회가 정말로 소수였을 때는 “교회와 세상을 이원론적으로 나눈 것이 상당히 의미 있었지만”, 이제 주류가 된 이상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 ‘공공의 영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가 제시한 교회의 사회참여 방법은 ‘사회에 올바른 가치를 제시하는’ 큰어른으로서의 역할이다. “어떤 중대한 이슈가 있을 때 우리 사회는 종교기관에 가치에 대한 문제를 묻지 않는다. 특히 개신교의 경우 상당히 다른 두 영역으로 갈라졌기 때문에 묻기가 힘들어졌으며, 종교기관 스스로도 가치 제시를 포기했다”고 지적하며 “교회가 가치 제시를 통해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잡아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이승종 교수 – “크리스천들 ‘기독민주시민성’ 가져야.. 교회도 민주화돼야”

서울대 행정대학원 이승종 교수는 교회 ‘안에서의’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불신을 받는 데는 목회자들의 비윤리적인 행태 탓이 크지만 신도들의 ‘우민적인 행태’ 탓도 크다고 지적하며, “이제 신도들은 ‘기독민주시민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민주시민성’이란 ‘신앙’과 ‘민주성’의 결합을 의미하며, “교회 내에서도 민주성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봉사단 김종생 사무처장 – “공공성의 일선에 있는 사회봉사단체들부터 이미지 개선해야”

▲한국교회봉사단 김종생 사무처장은 한국교회의 공공성을 드러내는 일선에 있는 기독교 사회봉사단체들부터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수 기자

한국교회봉사단 김종생 사무처장은 한국교회의 공공성을 드러내는 최일선에 있는 기독교 사회봉사단체들부터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처장은 “사회봉사는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좋은 활동이지만 봉사단체들간 연합이 약해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기도 한다”고 지적하며 다음의 개선책들을 제안했다.

개선책은 첫째, ‘수요자 중심의 사역을 하자’는 것이다. “동정심에 근거해서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고 일방적으로 지원하던 데서 벗어나, 피해현장의 요구를 소상히 파악한 후 그에 알맞은 물자와 인력을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둘째, ‘봉사단체들간 역할 분담’을 제안했다. “우리 교회 목사님과 그 지역 목사님이 친분이 있어서 지원하는 등 사적인 관계를 따라 봉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어떤 곳은 물자가 쌓이고 어떤 곳은 아예 안 가기도 한다”며 역할 분담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개별교회보다는 보편적인 한국교회가 드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기 이름을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봉사하다 보니 현장에서 볼썽사나운 모습도 보이게 된다”며 “봉사단체들이 연합하여 한국교회가 드러나게 해야 한다. 그럴 때 ‘감동을 주는 한국교회’로 이미지 개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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