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여해 강원용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그의 삶과 사상을 다룬 평전이 출간됐다. 여해 강원용 목사는 1917년 함경도 산골에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15세에 기독교에 입문했다. 해방 후 청년대표로 좌우합작 운동에 참여했으며 장공 김재준 목사와 함께 경동교회를 설립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운동에도 적극 참여해 세계 교회와 아시아 교회, 한구 교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도 했었다.
그의 삶을 재조명한 평전은 <여해 강원용 평전>, <강원용, 인간화의 길 평화의 길>, <강원용과 한국방송> 등 총 3부작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평전을 출판한 한길사 측은 "강 목사의 활동을 각각 ‘목회', ‘사회', ‘방송' 분야로 나눠 접근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평전 출판에 맞춰 9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다목적 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목회 분야 저자인 박근원 박사, 방송 분야 집필을 맡았던 이경자 전 경희대학교 부총장,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 등이 참석했다.
박근원 박사는 강 목사를 "적은 그릇에 담아낼 수 없는 위대한 분"이라면서 "감히 비평해 보면 그의 설교는 세계사적 지평에 놓여 있었고, 이는 설교 100년사에서 유례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박 박사는 또 강 목사가 ‘중간, 그리고 그 넘어'를 고민했다고 지적했다. 즉, 좌우 진영대립의 와중에 진영에 치우치지 않고 정치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제시하고 아카데미 활동을 통해 우리사회가 민주화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의미다.
박종화 원로목사는 여기에 ‘앞으로 가자'는 의미를 하나 더 끼워 넣는다. 박 원로목사는 "강 목사는 좌우대립의 와중에 좌우 모두에 하나님을 심고 민주사회, 통일을 위해 앞으로 나가고자 했을 것"이라며 "강 목사는 정당 정치를 초월한 정치를 추구했다"고 풀이했다.
방송 분야를 집필했던 이경자 전 경희대 부총장은 강 목사가 방송과 인연을 맺은 이유를 ‘인간화'에서 찾았다. 강 목사에겐 성과 속의 구별이 없었고, 단지 그 일이 인간화의 도움이 되는지 여부만 관심사였다는 것이다. 이 전 부총장은 이어 "강 목사가 방송이 인간의 정신세계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판단으로 방송 내용과 도덕성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특히 방송 독립을 민주화과업, 혹은 그 이상으로 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