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에 모인 가짜 예배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한 안희환 목사의 글이 SNS 상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모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그는 성전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명목 아래 물건을 파는 등의 매매를 일삼은 가짜 예배자들이 있다고 지적하며 진정한 예배의 회복을 기원했다. 아래는 '예배당에 모인 가짜 예배자들' 글 전문.
루이 14세 때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주일이 되면 루이 14세가 가족들, 왕족들을 거느리고 늘 교회에 나오곤 했습니다. 절대 권력자가 교회에 나오니 그 앞에서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예배 시간에 몰려들었는데 넓은 교회당이 모여든 사람들을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당시의 대주교는 프넬론인데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상황을 보며 좋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러 오는 것이라고도 예수님을 만나러 오는 것이라고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예배가 목적이고 예수님이 목적이라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다른 목적이 숨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과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프넬론 대주교는 사람들의 본심을 시험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주일에 광고하면서 다음 주에는 왕께서 못 오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일 루이 14세가 왕족들을 거느리고 교회에 갔을 때 교회당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썰렁한 상태였습니다. 깜짝 놀란 왕이 어찌된 일이냐고 물으니 대주교는 사실대로 이야기하였습니다.
웃음이 나는 이야기이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예배가 목적이 아니고 예수님이 목적이 아니라 왕을 보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던 사람들처럼 지금도 다른 목적으로 가지고 교회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가득한 교회당이라면 그것은 결코 부흥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상관없는 사람들로 가득한 것을 어찌 부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선거철이 되면 큰 교회마다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입니다. 어떤 후보자들은 방문만이 아니라 아예 교회에 등록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등록을 했다고 해서 꾸준히 예배를 드리지는 않습니다. 목적은 예배가 아니라 큰 교회 안에 모여 있는 교인들의 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후보자들이 찾아와 준 것에 감지덕지 하는 목회자가 있다면 한심한 일일 것입니다. 세상에서 힘을 가졌다고 하나님의 교회에서도 높여주고 대접해준다면 그것은 비참한 일일 것이고요.
교인들의 표가 아니라 교인들의 돈 혹은 교회의 돈을 겨냥하고 교회를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 숫자가 많을 경우 교회에서 무언가를 제작하거나 구입하면 그 비용이 상당합니다. 그것을 노리고 큰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 한 교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회 연감을 만드는데 교인 수가 워낙 많다보니 연감 만드는 액수도 막대하다고 합니다. 연감 제작에 따르는 이권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하긴 놀랄만한 일도 아닙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예배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제사장들을 향해 강력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10.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가 내 제단 위에 헛되이 불사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너희 중에 성전 문을 닫을 자가 있었으면 좋겠도다 내가 너희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너희가 손으로 드리는 것을 받지도 아니하리라"(말 1장).
우리는 말라기의 말씀을 두렵고 떨림으로 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교회당 문을 닫기를 원한다고 우리가 드리는 예배를 받지 않겠다고 하신다면 모든 것이 다 끝장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체면도, 돈도, 지위도, 습관도 아닌 오직 예수님 한 분 때문에 교회에 모여 하나님이 받으실 예배를 드릴 예배자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 예배자들이 가득할 때 교회가 비로소 교회다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