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미국 시민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납북자 문제가 다시금 고개를 들 전망이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그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났으나 고국 땅을 밟은지 엿새만에 세상을 떠났다.
전여옥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오토 웜비어에 조의를 표하는 한편, 아직도 북한에 억류 중인 수많은 오토 웜비어가 있다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인간답게 살 권리를 침해한 북한 정권을 규탄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북한에는 수많은 오토 웜비어가 있다. 김정은 3대 세습, 마치 사악한 이단종교집단에 의해 인질로 잡힌 우리 동포들이다"라며 "많은 이들은 극심한 고문 끝에 인간의 모습이라 할 수없는 처참한 몰골로 숨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엄연한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남한에 태어난 행운'에 안도하며 눈을 감아왔다"며 "참으로 부끄럽다. 최악의 북한정권의 가혹행위로 숨진 오토 웜비어군에게, 그 가족에게도 위로와 슬픔을 나누겠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혼수상태에 빠져 돌아온 22살 아들을 보낸 부모의 그 기막힘과 비통함은 가벼워질 수는 없을 것"이라며 "모든 인간은 고문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모든 인간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 개신교 단체들에서는 그동안 북한인권 운동을 함에 있어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장과 더불어 납북자 문제를 함께 언급하며 북한 측에 인도주의적인 납북자 인계를 강하게 주장해 왔다. 생사를 확인할 수 없고 단지 가혹한 학대에 못이겨 세상을 떠난 것으로 짐작된 납북된 김동식 목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도 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 선민네트워크 등 기독교적 가치관을 토대로 만들어진 기독교 사회 단체들은 '김동식 목사 유해와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들의 송환을 강력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성명을 통해 "북한당국은 김동식 목사의 납치범죄를 사죄하고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들을 즉각 송환하라"고 밝혔다. 정부에 대해서도 "김동식 목사를 비롯한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들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강력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도 납북자 관련법을 즉각 정비해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 가족들의 원통함을 즉각 위로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 폐쇄를 기점으로 북한과의 대화 채널이 전혀 가동이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으로서는 납북된 김동식 목사, 아니 김동식 목사의 유해 송환 조차 요구할 수 없는 조건이다. 문재인 정부가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실마리를 찾고 있는 중에 터진 오토 웜비어 사건이 새 정부의 대북 대화 채널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