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의 촛불은 반(反)통일, 반(反)민주, 어둠의 세력을 물리쳤다. 민주주의와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대다수 유권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다. 대한민국의 주인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민주주의와 통일을 염원했다. 지금 막 새 대통령을 뽑은 것뿐인데, 새 내각도 구성하지 못했는데도, 아직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 전인데도, 국민들은 평화통일이 바로 문 앞에 온 것처럼 가슴이 부풀어 있다.
90이 내일모레인데 지난 번 금강산 관광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제 죽기 전에 아내와 손잡고 금강산에 등산은 못하더라도 금강산을 가까이에서만 보고와도 좋고, 금강산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다. 가보고 싶어졌다. 새 대통령이 선출됐으니 갈 수 있을 것 같다.
10년 전에는 교회친구들과 함께 중고 대우 자동차를 싣고 개성까지 가서 북한 친구들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평양의 옥류관 식당에서 준비해왔다고 하는 점심 대접을 거하게 받았다. 12시간 안에 개성공단 문을 닫을 수 있었다면, 이제 새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휴전선이 열리고 무료하게 놀고 있던 사장님들과 직원들이 달려가게 될 것이다.
2017년 올해 안에 이 두 가지 정도는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헛된 희망사항이 아닐 것 같다.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나라다운 나라," "민주주의," "박근혜는 물러가라"를 외칠 때는 평화를 원했고, 민주주의를 갈망했고, 나라다운 나라, 통일되는 나라를 원했기 때문이다.
우리 새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 이렇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1. 1953년 7월에 중국과 미국과 북한이 체결한 휴전협정을 미국과 대한민국이 앞장서서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협상을 개시하자.
1. 평화협정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명기한다.
1. 평화협정에는 한반도에 주둔해 있는 모든 외국군대와 무기의 철수와 함께 그 시기와 절차를 명기한다.
1. 평화협정은 남과 북의 주민들의 여행과 각종 문화, 체육, 학술, 종교 등 행사를 허용하도록 한다.
위와 같은 제안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1988년 2월29일, 이날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기립박수까지 쳐가면서 눈물로 채택한 통일선교선언문에 담았던 것이다. 2018년, 내년이면 이 "88선언"이 40주년이 된다. 남한의 그리스도인들이 기차 타고 휴전선을 넘어서 평양에 가서 봉수교회, 칠골교회, 천주교회, 지하 가정교회 교인들과 함께 손에 손을 마주잡고 촛불을 높이 들고 통일을 목이 터지도록 노래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기사출처: 평통기연 평화칼럼 2017.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