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평양 봉수교회 앞뜰에서 촛불예배를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seokwangsun_0512
(Photo : ⓒ베리타스 DB)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광화문 광장의 촛불은 반(反)통일, 반(反)민주, 어둠의 세력을 물리쳤다. 민주주의와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대다수 유권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다. 대한민국의 주인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민주주의와 통일을 염원했다. 지금 막 새 대통령을 뽑은 것뿐인데, 새 내각도 구성하지 못했는데도, 아직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 전인데도, 국민들은 평화통일이 바로 문 앞에 온 것처럼 가슴이 부풀어 있다.

90이 내일모레인데 지난 번 금강산 관광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제 죽기 전에 아내와 손잡고 금강산에 등산은 못하더라도 금강산을 가까이에서만 보고와도 좋고, 금강산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다. 가보고 싶어졌다. 새 대통령이 선출됐으니 갈 수 있을 것 같다.

10년 전에는 교회친구들과 함께 중고 대우 자동차를 싣고 개성까지 가서 북한 친구들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평양의 옥류관 식당에서 준비해왔다고 하는 점심 대접을 거하게 받았다. 12시간 안에 개성공단 문을 닫을 수 있었다면, 이제 새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휴전선이 열리고 무료하게 놀고 있던 사장님들과 직원들이 달려가게 될 것이다.

2017년 올해 안에 이 두 가지 정도는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헛된 희망사항이 아닐 것 같다.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나라다운 나라," "민주주의," "박근혜는 물러가라"를 외칠 때는 평화를 원했고, 민주주의를 갈망했고, 나라다운 나라, 통일되는 나라를 원했기 때문이다.

우리 새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 이렇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1. 1953년 7월에 중국과 미국과 북한이 체결한 휴전협정을 미국과 대한민국이 앞장서서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협상을 개시하자.

1. 평화협정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명기한다.

1. 평화협정에는 한반도에 주둔해 있는 모든 외국군대와 무기의 철수와 함께 그 시기와 절차를 명기한다.

1. 평화협정은 남과 북의 주민들의 여행과 각종 문화, 체육, 학술, 종교 등 행사를 허용하도록 한다.

위와 같은 제안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1988년 2월29일, 이날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기립박수까지 쳐가면서 눈물로 채택한 통일선교선언문에 담았던 것이다. 2018년, 내년이면 이 "88선언"이 40주년이 된다. 남한의 그리스도인들이 기차 타고 휴전선을 넘어서 평양에 가서 봉수교회, 칠골교회, 천주교회, 지하 가정교회 교인들과 함께 손에 손을 마주잡고 촛불을 높이 들고 통일을 목이 터지도록 노래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기사출처: 평통기연 평화칼럼 2017.6.20.

이인기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