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25일은 한국전쟁 발발 67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올해 한국전쟁은 여러모로 뜻깊다.
먼저 기자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았다. 기념비는 19명의 군인들이 행군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판초우의를 입고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마침 그곳에 갔었을 때 비가 말그대로 ‘억수같이' 쏟아졌다. 날씨 탓인지 병사들이 입고 있던 판초우의는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념비 앞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우리나라는(미국 - 글쓴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만난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부름에 답한 아들과 딸들을 기립니다."
한국전쟁은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고, 지금도 냉전시대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잊혀진 전쟁' 쯤으로 기억한다. 한국전쟁 당시 미 합참의장이었던 오마 브래들리는 이 전쟁을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적과의 잘못된 전쟁"으로 혹평하기도 했다. 미국은 그저 동아시아의 조그만 반도 국가에서 일어난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젊은이들을 기억할 뿐이다.
반면 당사자인 우리 민족에게 6.25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전쟁이고, 아직 끝나지 않은, 그리고 끝내야 할 전쟁이다. 무엇보다 6.25는 종북몰이나 공안 통치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적폐의 근원이다. 전쟁과 분단 체제를 타파하지 못하면, 또 언제든 수구 반공세력의 통치 수단으로 이용되기 쉽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습니다."
참으로 반갑고 감격스런 선언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새정부가 분단체제 타파에 작은 진전을 이뤄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동아시아의 가난한 농업국에 불과했던 한국에 와서 피흘려준 참전 군인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전한다.
[2017.04.06. 미 워싱턴 D.C. Korean War Veterans Mem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