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인접국인 몽골의 사막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몽골의 인구는 250만명. 이는 남한의 인천 지역 인구수와 비슷하다. 그러나 땅 덩이는 남한의 17배에 달한다. 50km 구간 마다 집이 한, 두채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구 밀집도가 낮다는 이 몽골이 근 10여년간 급격한 사막화로 인해 황폐화되고 있는 것이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해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 주최로 사막화 및 황사 방지를 위한 몽골 '은총의 숲' 세미나가 기독교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세미나의 첫번째 발제자 오기출 사무총장은 “몽골 주민들이 몽골 생태계를 파괴해 사막화를 불러왔다고 보기어렵다”며 “몽골 사막화의 주범은 몽골에 인접해 있는 주요 산업국가”라고 했다.
오기출 사무총장은 ‘몽골 사막화 방지사업과 건버너스’란 주제로 발표하며 몽골 사막화의 현상과 원인 그리고 사막화 방지 구상 및 사업 등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서울시 면적의 100배가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고, 세계인구 6명 중 1명인 8억 5천만 명이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는 서울시 면적의 6배가 사막화되고 있는데 고비, 타클라마칸 사막 등이 황사발생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하는 발원지라고 했다.
▲ 22일 오후 기독교회관 2층 대강당에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주최로 몽골 '은총의 숲' 세미나가 열렸다 ⓒ김진한 기자 |
실제로 NOAA 위성 촬영(2006.3.9) 등에서 동북아지역 황사의 50% 정도가 몽골에서 발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기출 사무총장은 또 “황사가 단순한 먼지라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으나 산업화된 도시를 거쳐 황사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질산칼슘, 황산칼슘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했다. 이런 성분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비료의 주 성분으로 호흡기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갈 시 천식 등을 유발한다. 인접국인 한반도는 고스란히 이 같은 황사 피해를 입는 당사국인 것.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황사 피해 현황도 진단했다. 오 사무총장은 황사 현상으로 입는 피해액이 연간 5조 5천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그는 몽골의 사막화를 불러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인간활동에 있다고 말하며 ▲ 경작후 농토 방치 ▲ 토양오염 ▲ 관광지 ▲ 이동량 ▲ 자원개발 ▲ 삼림파괴 ▲ 부적절한 행정구역 등을 들었다.
“몽골 인접국이면서 동시에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들은 몽골의 사막화에 책임을 질 일종의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 오 사무총장은 몽골 사막화 방지사업을 위해 국제환경협력사업, 저개발국 개발협력사업, 지속가능발전사업, 민간외교활동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기환연은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몽골 '은총의 숲'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몽골 '은총의 숲' 프로젝트가 시행되는 지역은 '바트 슘베르'(2만평 숲 조성 예정)와 '볼간아이막 바양노르솜'(1만평 숲 조성 예정)으로 각각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로부터 서북쪽으로 70Km, 서쪽 190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기환연은 1차년도(2009년) 예산을 5천만원으로, 2차년도(2010년)는 1억원을 잡고, 양묘사업과 식목사업에 힘쓰기로 했다. 이 '은총의 숲'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선교적 효과에 대한 발제도 있었다.
양재성 사무총장(기독교환경운동연대)은 “사막화는 선진국의 경제성장이 원인임으로 선진국의 책임 있는 행동이 요청된다”며 “몽골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 사막화를 해결해 줌으로 선교환경을 조성한다. 이웃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해 주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인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했다.
아울러 ''은총의 숲'의 신학적 바탕과 교회의 실천 방향'이란 제목의 발제가 이어졌다. 발제자 김기석 목사(청파교회)는 “환경적자(기초 자원의 잠식, 수산자원의 과잉 남획, 생태계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는 축산 관행, 삼림 파괴, 바다와 대기오염)를 쌓아온 것이 우리의 삶의 방식이었다”며 “그 결과 세상은 지금 신음 중이다”라고 했다.
김 목사는 이어 “이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이들은, 자본주의 논리와 질서에 휩쓸리지 않는 그들이야 말로 '새로운 존재'”라며 “하지만 그동안 이 땅의 교회는 '비움'의 영성보다는 '체움'의 영성을 가르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