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강호숙 박사, 혼전순결만 강조하지 마라

kanghosuk_02
(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여성 신학자 강호숙 박사.

여성 신학자 강호숙 박사가 "지금 한국교회는 혼전순결보다 혼후순결을 더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7일 자신의 SNS에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호숙 박사는 해당 글에서 "젊은 교회여성과 대화하거나, 청년부 세미나에서 질문을 받으면, 혼전순결에 대해 노이로제에 걸려있음을 간파하게 된다"며 "교회에 다니는 젊은 여성들은 목사로부터 혼전순결에 대해 엄청 설교를 듣고 있는 듯하다. 설상가상 교회 권사들과 장로들조차 가부장적 여성관에 입각해 혼전순결에 목을 매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운을 뗐다.

강 박사는 이어 "그런데 성경을 보면, 혼전순결보다는 혼후순결에 대한 명령이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우선 제7계명 '간음하지 말라', 제9계명 '네 이웃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신명기 22장 22절에는 통간한 남녀 둘 다 돌로 쳐 죽이라고 말씀했고, 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께서 '간음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이미 간음하였느니라'고 하면서 간음의 범주에 음욕까지 포함시키는 심리적인 측면도 보게 된다"고 했다.

강 박사는 "바울은 음행을 '악한 누룩'으로 여겨 악이 퍼지지 않기 위해 음행한 자들을 쫓아내라고까지 하였다. 히브리서 13장을 보면, '모든 사람은 혼인을 귀히 여기고 침소를 더럽히지 않게 하라 음행하는 자들과 간음하는 자들은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라'고 선언하고 있다. 간음에 대한 이스라엘의 규례와 바울의 경고에서, 간음과 같은 음행은 공동체를 더럽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박사는 "성경이 혼전순결보다 혼후순결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공동체의 순결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런데 왜 교회공동체는 혼후순결보다 혼전순결을 이토록 강요하는 걸까? 추측컨데, 혼후순결에 대해 당당히 설교할 자신이 없는 바, 젊은 여성들에게 무거운 압박감과 죄책감을 가중시키면서 자신들이 성적으로 깨끗하다는 걸 혼전순결이라는 깔대기를 통해 증명해 보이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강 박사는 "바라기는 교회여성들이 혼전순결이라는 가부장적 교리에 더 이상 기죽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만일 혼전순결을 강조하면서 성추행하는 목사가 있다면, 교회공동체의 순결을 위해 즉각 신고하기 바란다"며 "교회는 순진한 젊은 여성들을 혼전순결로 더 이상 협박하지 말고, 현재 성추행을 범한 목사들을 당장 징계하여 음란의 누룩이 더 이상 교회에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게 성경적인 과제"라고 했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