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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교회법 세미나'가 열렸다ⓒ이지수 기자 |
대한민국에서 기독교가 국교가 아닌 이상, 여타 종교 또는 사회단체와 똑 같은 법적 구속력 하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사회참여 할 경우 기독교는 ‘법도 모르는’ 비이성적, 비합리적 종교라고 인식될 수 있다.
27일 한국교회법연구원(원장 김영훈)이 주최한 ‘교회법 세미나 ;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에서 본 연구원 대표이자 숭실대 법과대학장, 한국공법학회장, 예장총회 재판국장 등을 역임한 김영훈 박사는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 해석을 통한 종교의 사회적 자유의 범위를 고찰했다. 김 박사는 “교회가 실정법을 모르면 모를수록 작은 일을 괜히 크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진다”며 목회자들 및 기독교 실천가들의 실정법 이해를 강조했다.
사회법을 ‘악惡’으로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최근 교단의 내적인 문제가 재판에 회부된 것을 두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비판 성명을 냈으며, 이러한 비판에는 국가 헌법과 법률을 교회법과 대립을 이루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고 김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헌법은 인간의 7가지 기본권 – 포괄적 기본권, 평등권, 자유권, 정치권, 경제권, 청구권, 사회권 – 을 보장하며, 이중 자유권에는 ‘종교의 자유’도 포함된다며, “만일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자유롭게 신앙하지 못할 것이다. 헌법이 교회법과 대치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 교단 문제의 재판 회부 비판은 “교회가 (사회와 유리된 채) ‘자기들끼리만 뭉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으며”, 재판청구권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이기 때문에 “’교회가 국민의 기본권도 행사 못하게 한다’고 비기독교인들은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교집회 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
종교인으로서 갖는 권리는 ‘제한된 권리’임을 알아야 한다고 김 박사는 강조했다. 신앙의 자유는 제한 불가능하나, 종교행사의 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 (헌법 제 37조 2항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
김 박사는 “기독교의 집회는 그 방법상 법규와 상식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때로 주기도 한다”며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교분리의 원칙의 해석
지난 2월 개정된 국가공무원법 제 59조의2(종교중립의 의무)는 ①공무원은 종교에 따른 차별 없이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①공무원은 소속 상관이 제 1항에 위배되는 직무상 명령을 한 경우에 이를 따르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상관이 부하에게 신앙을 가질 것을 권하고 이것을 부하가 녹음해 증거로 제시한다면, 상관이 법에 저촉될 수 있다.”
김 박사는 이번 법 개정에 기독교인들의 지나친 타 종교 폄하가 영향을 미쳤다며,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것이 낳을 부작용이 무엇일지를 실정법에 입각해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사를 위해 순교를 각오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별 거 아닌 일로 큰 일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
또 헌법 제 20조 2항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조항에서 명시하는 정교분리의 원칙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교분리 원칙은 국회나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데도 교회가 눈 감고 있으라는 게 아니다. 기독교가 군사정권의 폐해를 모른 체 하고 오히려 축복한 것이 과연 옳았는가. 악을 합법화시킬 수는 없으며, 기독교는 이에 대한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