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세기총, 삼일예배 설교문 "우리의 화평이신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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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지유석 기자)
▲강원도 철원 소이산 전망대 오르는 길 가에 보이는 지뢰 표지판.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황의춘 목사, 세기총)가 지난 3월 29일부터 '통일기도와 교회연합을 이루는 기도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 삼일예배에 각 교회가 함께 할 수 있는 설교문을 배포 중이다.

오늘 30일(수) 삼일예배를 위해 배포한 설교문은 황인찬 목사(예장 개헉 전 총회장, 의왕중앙교회 담임)가 작성했으며 에베소서 2장 14∼18절을 본문으로 '우리의 화평이신 그리스도'라는 제목이다. 아래는 설교 전문.

우리의 화평이신 그리스도

최근의 북한의 핵 보유와 미국과 북한 간의 극단적 대립 등으로 통일에 관한 논의 자체가 불가한 시대적 흐름 속에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통일의 경제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통일 경비 등으로 통일의 불필요성을 강조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우리 한국과 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가의 군비경쟁이 통일은 고사하고 전쟁의 화마가운데 빠질 것 같은 두려움 등으로 통일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일로 여기도록 심리적 교육을 하고 있는 듯 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나 말씀 안에서 이런 때 일수록 조국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둘로 하나를 만드시기 위해 막힌 담을 허시는 그리스도의 역사(役事)하심을 구해야 할 사명이 오늘을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음을 오늘 본문이 말하고 있습니다.

막힌 담을 허시는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오늘 본문 14절은 말씀하십니다.

우리 예수님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눅 2:14). 이 평화는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평화, 이웃과의 수평적 평화가 모두 포함됩니다. 주님은 우리의 화평이십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엡2:14)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화평을 이루셨고, 이루실 것을 증거 하십니다.

주님께서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 5:9) 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인 우리는 화평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복음의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가 화평(평화)입니다.

'중간에 막힌 담'은 하나님과 세상을 분리시키는 담이요,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높은 담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우리를 위해 대속의 죽음을 죽으신 우리 예수님께서 중간에 막힌 이 크고 높고 두려운 담을 허무셨습니다.

우리에게는 남과 북을 나누는 담이 있습니다. 지역 간, 세대간, 계층 간에 넘을 수 없을 만한 크고, 높고, 두려운 담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대속의 보혈을 흘리시지 않고는 해결 할 수 없는 무섭고 두려운 담입니다. 남과 북 사이에는 전쟁을 멈추고 있는 휴전선이라는 보이는 담과 불신과 미움과 정복할 대상으로서 규정하는 보이지 않는 담이 있습니다.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있어 넘을 수 없는 죄악의 담, 선민과 이방인 사이의 극복할 수 없는 담, 민족과 사상적 대립의 담을 사랑으로 허무신 우리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은 나와 우리에게 내제한 이 중간에 막힌 담을 십자가의 보혈로 허무시므로 화평케 하신 주님을 따라 헐어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이 중간에 막힌 담을 허는 일에 앞장서야 할 사명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것입니다.

말씀의 성취와 불같은 성령의 바람이 남과 북 사이의 보이는 휴전선의 철조망과 보이지 않는 사상적 대립의 담을 무너트리실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무능을 믿음으로 주님 앞에서 고백해야 하고, 체제의 우월성과 경제적 우위를 점한 사실로 인한 북한에 대해 가진 자, 주는 자의 오만함과 우월의식을 참회하고, 주께서 하나 되게 하심을 힘써 지키는 신앙과 마음의 자세를 가질 때,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서 북한 선교의 문을 열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우리의 화평이신 주님,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는 주님께서 남과 북 사이의 막힌 담을 헐어주소서.' 기도드려야 할 이때에 우리는 우리 민족의 화평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의 정세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위기상황 하에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상황인 것이 사실이기는 합니다만 그럴수록 화평이신 주께서 북한을 만져주시기를 바라면서 북한선교에 대한 도전과 태도를 새롭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늠할 수조차도 없이 불확실성으로 세계와 담을 쌓아가는 북한 정세와 북한선교에 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여 아버지하나님의 뜻의 성취를 이루어 드리는 사명자로서의 헌신을 드려야 할 때입니다.

막연히 북한의 변화를 추구하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 된 우리가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선도하는 교회가 되도록 주님 존전에서 힘써야 합니다. 북한의 교회가 공산화되기 이전의 교회로 다시 일어나 빛을 발하는 하나님의 교회가 되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극단적 대립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주변 국가들의 경쟁적 군비증강이 현실이지만 앞으로 북한의 개방과 교류는 필연일 것이고, 비록 간접선교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북한선교의 문호도 넓어질 것을 확신합니다.

오늘의 도전과 응전사이에서 일어날 변화들을 북한선교를 향한 주님의 섭리로 받아들이면서 북한 선교의욕을 가다듬는 그리스도인들과 한국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구원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화평을 누릴 자격이 없는 자들입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 우리로 화평을 누리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화목할 수 없는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독생하신 아들 우리 구주 예수그리스도를 사람으로 우리에게 보내주시고, 십자가에서 대속의 피를 흘리게 하셔서 기어이 하나님과 우리를 화목하게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원칙은 북한선교와 우리 조국통일에 그대로 적용되어야합니다.

김정은 정권과 북한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일, 공감은 고사하고 용납할 수 없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들뿐입니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로 민중을 볼모로 전장으로 내모는 상황이나 국민의 민생고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핵개발 등으로 국민을 더 도탄에 빠트리는 행태나 최악의 인권상황과 헤아리기 어려운 부조리 등은 우리가 기도해야할 이유를 의심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선교를 계속해야 하고,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무엇인가 일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평화 통일을 위해 더디고 험난할지라도, 천문학적 통일 경비가 소요될 지라도 믿음으로 우리는 민족 통일을 지향해 가야 합니다.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간의 갈등이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는 곳이 북한에 대한 시각과 태도차이라고 할 만큼 북한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극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선교와 조국 통일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교회에 대해 궁금한 일과 의혹이 많습니다. 주체사상을 통치 이데올로기로 하는 북한에서 참된 의미의 교회가 존재할 수 있으며, 북한의 교회가 진정한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까. 북한에 대한 우리의 지원이 오늘의 핵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그들을 계속 지원해야 합니까. 북한에는 진정한 교회가 있을 수 없다는 새터민들의 공통된 증언에도 불구하고 북한 교회 지도자들과 대화해야 합니까. 계속되고 있는 북한 기독교인들의 수난에 대한 증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합니까?

그밖에도 수많은 질문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선교를 멈출 수 없으며, 조국통일을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분(예수님)은 우리의 화평이시다. 자신의 육체 안에서 둘을 하나로 만드시고, 중간에 막힌 담, 곧 원수 된 것을 제거하신 분이시며, 여러 규정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신 분이시니, 이는 그분께서 자신 안에서 그 둘로 한 새 사람을 창조하여 화평을 이루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말미암아 그 둘을 한 몸으로 만들어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는 것이다.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데 있는 너희에게 화평을 전하셨을 뿐 아니라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도 화평을 전하셨다. 이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는 것" (엡2:14-18. 바른성경)이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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