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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재개를 반대하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4월 29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승인함으로써 재개될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힙니다. 또한 난치병 치료 연구라는 명목으로 배아줄기세포의 생산법을 개발하고, 복제배아 줄기세포 세포주를 확보하겠다는 이 연구가 초래할 생명파괴와 심각한 생명 경시 풍조를 국가 기관이 앞장서 이끌고 있음을 슬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 조건부 승인된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는 과학의 이름으로 인간의 생명을 무참하게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이 연구과정에서 여성이 생물학적인 재료를 공급하는 도구로 비하되고, 온전한 인간 생명인 배아가 연구자들의 손에 의해 조작, 파괴되고 말 것입니다. 그야말로 이 연구는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하고 인간성 전체를 말살하는 끔직한 연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생명과학기술은 인간에게 봉사하는 것이 그 목적이어야 합니다. 이렇듯 숭고한 목적을 지닌 생명과학기술이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일에 앞장설 수는 없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이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가리켜 질병 치료를 위한 가치 있고 숭고한 연구라고 포장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질병을 치료한다는 미명 아래 수많은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면서 하는 연구가 어찌 가치 있고 숭고하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또한 이 연구에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와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나 방법 또한 선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로마 3, 8 참조)

  가톨릭 교회가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반대한다고 해서 난치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난치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함께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의 연구라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도 언제나 지지하고 있으며, 특히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피부세포의 역분화를 통한 줄기세포 연구가 그러한 형태의 연구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방법은 적어도 자연을 거슬러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면서까지 추진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연구가 아닙니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을 거스르고 숱한 윤리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대신하여 성체줄기세포 연구, 역분화 줄기세포 연구에서 난치병 극복과 인간 생명을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생명과학은 생명의 온전한 선을 위한 소중한 봉사에 그 소명이 있음을 깨달아 진정한 생명의 편에서 인류의 참다운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인간의 존엄? 참조).
 
2009년 4월 29일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장 봉 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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