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40년, 그리고 그 몰락①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교수, 한국교회환경연구소장) |
“조류가 바뀌고 있다. 사상의 조류가 집산주의에 대한 믿음에서 벗어나 개인주의와 사적 시장에 대한 믿음으로 향하고 있다. 사상의 조류가 집산주의에 대한 믿음에서 벗어나 개인주의와 사적 시장에 대한 믿음으로 향하고 있다. 시대의 사조가 철의 장막 양쪽에서 이렇게 극적으로 바뀔 것이라고는 정말 꿈도 꾸지 못했다.”
약 30년 전 밀튼 프리드만(Milton Friedman)과 로즈 프리드만(Rose Friedman)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한 감회를 이렇게 표현했었다. 하지만 영원할 줄만 알았던 이 세상이 이렇게 빨리, 또한 이렇게 극적으로 바뀔 것이라고는, 그들은 “정말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2008 월가의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는 종언을 고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라는 이번 참사는 다시 한 번 우리에게 ‘규율 받지 않는 시장’은 언제든지 거대한 탐욕과 투기의 전쟁터로 변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충격은 오래갈 것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사상이 전면적으로 등장할 때까지 세계는 신자유주의와 정부 개입 이데올로기가 혼재하는 불확실성의 긴 터널을 고통스럽게 통과하게 될 것이다.
작년 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그 파장이 이렇게까지 클 줄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위기의 씨앗은 눈앞의 고수익에 눈이 어두워진 금융기관들이 신용이 취약한 계층에게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준 것이었다. (심지어는 죽은 사람의 이름으로도 대출을 해주었다고 하니 그 도덕적 해이와 방종이 가히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미국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겨우 9% 정도의 작은 비중밖에 차지하지 않는 서브프라임이 미국 전체, 나아가 세계를 집어 삼키는 ‘괴물’로 변신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역설적으로 미국이 그동안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그토록 자랑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에 강요해 왔던 ‘자유 시장’과 ‘첨단 금융기법’ 때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는 두 단계의 과정을 밟아왔다. 첫 단계는 전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경제학자들이 소위 ‘산업 자본주의’의 황금기라 부르는 브레턴우즈 체제의 시기와, 두 번째는 고정환율제와 자본의 국제적 이동에 제약을 가하고 있던 이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한 이후 지금까지, 즉 경제학자들이 ‘금융 자본주의’라 부르는 시기다. 신자유주의와 연계된 이 금융 자본주의 아래서 지난 40년간 세계경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 중 가장 크고 위험한 변화는 금융자본의 전면 부상이다. 사적으로 통제되는 금융자본은 과연 어떤 얼굴의 소유자이며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가?
-기후변화의 현실과 교회의 대응(3)에서 계속
※본 논문은 3주에 걸쳐 매주 화, 목요일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