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 500주년을 맞아 칼빈 연구를 통한 한국교회 개혁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칼빈을 통해 한국교회의 ‘문화’ 영역을 조명하는 연구가 작게나마 시작됐다.
6일 장신대(총장 서리 장영일) 주최로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열린 ‘제10회 소망신학포럼’에서 최윤배 장신대 교수는 ‘하나님나라와 개혁교회의 현실참여’라는 제목의 발제 중 ‘칼뱅의 문화이해를 통한 한국교회 현실참여’라는 소주제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가 문화를 통해 현실에 참여하는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칼빈이 적극적인 문화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하며, “그는 문화를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과 신앙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활용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또 “예술, 문화, 음악, 과학, 학문의 기능과 한계를 분명하게 인식하면서도 이것들을 하나님나라 구현을 위한 도구로써 활용하였다”고 말했다.
신앙과 문화간의 균형도 강조했다. “칼빈은 당시 재세례파들처럼 과학이나 학문 등을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에도 반대했지만, 과학이나 철학 등에 지나친 가치, 심지어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는 세속적 인문주의자들도 반대했다”는 것.
최 교수는 현대에도 16세기처럼 “문화에 대한 두 가지 극단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하며 “무조건적 수용과 무조건적 거부는 둘 다 지양해야 할 태도다. 그러나 모든 문화를 하나님나라를 지향하는 문화로 변혁시켜나가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는 늘 요청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교회가 선도해야 할 문화의 영역으로 예술 분야와 함께 ▲성(性)의 문화 ▲인터넷 문화 ▲스크린문화 ▲스포츠문화 ▲다양성과 구별의 문화를 꼽았다.
또 바람직한 기독교문화의 가치로 ▲하나님 중심의 문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에 바탕을 둔 문화 ▲생명존중의 문화 ▲진리, 진실, 정직이 지배하는 문화 ▲삶에 기쁨과 의미를 주는 문화 ▲하나님나라에 궁극적인 목표와 소망을 두는 문화를 꼽았다.
최 교수는 그리스도인의 ‘적극적인’ 문화변혁 참여를 강조하며, “건강한 문화를 위한 제도적, 구조적, 법적 개혁을 추구하는 시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개개인이 문화 소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문화소비자운동과 문화생산자운동을 동시에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선교’, ‘인생관과 세계관’, ‘정치’, 등 다양한 각도에서 한국교회의 현실 참여 방안을 모색했다. 또 박경수 교수(장신대 역사신학)가 ‘칼뱅의 사회, 경제사상이 한국 교회와 사회에 주는 의미’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