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신학전공 학생 3명이 학내민주화를 촉구하며 삭발 단식 농성 중인 가운데 이 학교 총학생회가 성명을 내고 재차 연규홍 총장을 규탄했다. 한신대 총학생회는 성명에서 연규홍 총장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단식 농성 다음 날인 9일 연 총장이 면담을 자청했고, 이 자리에서 "총장 선출이 정당했으며, 이사회 역시 한신을 사랑해서 자신을 선출한 것이며, 자신이 한신 개혁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신대 측도 포털 ‘다음'에 정정보도를 청구하면서 연 총장 선출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한 바 있었다.
총학생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면서 "상대방이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적법함과 정당성을 말해봐야 아무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학생회의 퇴진 요구는 가벼운 요구가 아닌, 그간의 비민주적이고 무능력한 학사운영, 후진적인 학생복지, 설득력 없는 교육 비전에 대한 항의와 저항이 겹쳐 쌓인 무거운 요구"라고 못박았다.
한신대 신학대학원 학생 3명도 13일 오후 삭발 및 단식 농성에 동참했다. 한편 향린공동체(강남,들꽃,섬돌,향린) 사회선교부는 오는 17일 오후 학생들이 농성 중인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장성 회복을 위해 단식농성하는 한신대생 지지 기도회'를 드린다.
아래는 한신대 총학생회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신학과 3인의 삭발단식 그리고 연규홍 총장과의 대화 이후의 총학생회 성명서>
"연규홍 총장은 언제까지 '개혁의 적임자'를 자처할 텐가. 학생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자아도취에서 그만 빠져 나오길 바란다."
물러설 곳이 없는데, 왜 자꾸 학생들이 양보하라고 하십니까?
연규홍 총장의 욕심이 학교를 파탄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지자 긴급하게 면담을 요청한 총장
지난 9일(목요일) 총학생회와 연규홍 총장은 긴급한 면담 자리를 가졌다. 그 전날 신학생 3인이 연규홍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삭발·단식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총학생회는 신학생 3인의 삭발·단식 투쟁에 큰 책임감을 느끼며 끝까지 함께 이겨내겠다고 했다.
총장은 자신의 비민주적 총장선출 논란에 해명하지 않아 92.7%의 불신임과 자신의 제자 3인이 삭발·단식에 돌입하는 국면을 맞이함을 자처했다. 학생들은 목숨을 걸었고, 학교 당국에 대한 전체 학생들의 불신의 간극은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총학생회로부터 긴급한 대화를 요청한 것은 총장 자신의 입지가 매우 위태로워졌다는 조급함의 발로라고 여겨진다. 총장은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때에만 대화에 나서는 사람인가. 9일에 가진 긴급한 면담 자리에서 총학생회는 뒤늦게나마 얼굴을 마주보는 대화의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는 지루한 자리였다.
연규홍 총장은 작금의 사태에 슬픔과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자신의 할 말을 꼿꼿하게 이어갔다. 총장 선출이 정당했으며, 이사회 역시 한신을 사랑해서 자신을 선출한 것이며, 자신이 한신 개혁의 적임자라는 장광설을 총학생회 앞에서 늘어놓았다. 한신 적폐 청산을 위해 자신을 밀어달라는 식의 발언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외부 세력이 자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며, 근거 없는 음모론을 학생대표 앞에서 늘어놓았다. 사뭇 활달한 표정을 지은 그의 표정에서 신학생들의 절박함과 현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총학생회는 답답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연규홍 총장의 비민주적 총장 선출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이 지난 2개월 동안 굳건하며, 오히려 92.7%의 압도적 불신임의 결과로 즉각 퇴진의 요구가 재차 확인되었음을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학생들은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연규홍 총장은 언제까지"개혁의 적임자"를 자처할 텐가. 학생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자아도취에서 그만 빠져 나오길 바란다.
학생 3인의 목숨을 건 삭발 단식. 공감한다는 말을 멈추고 행동으로 보여라.
삭발·단식에 돌입한 한 학생은 연규홍 총장이 교수 재임이 담당했던 신학과 문화신학회 학회장이었다. 시퍼렇게 젊은 나이에 머리를 깎으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던 그들의 모습을 보고 연규홍 총장이 느끼는 것은 안타까움인가 위기감인가.
연규홍 총장은 대화 자리에서 "진정성"이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한신을 사랑하고, 한신 민주화를 바라는 자신의 진정성을 믿어달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말뿐이지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는 그 진정성을 연규홍 총장에게서 찾아볼 순 없다. 오히려 한신을 사랑하고, 한신 민주화를 바라는 신학생들의 진정성이 삭발과 단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총학생회는 누구의 진정성을 믿을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학생들은 목숨을 걸었다.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건 대화가 아니다.
연규홍 총장은 그만 기만적인 대화를 멈춰라. 대화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다. 뻔하게 상대방이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적법함과 정당성을 말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이는 오히려 상대방을 기만하고 무시하는 대화이다. 총학생회의 퇴진 요구는 가벼운 요구가 아닌, 그간의 비민주적이고 무능력한 학사운영, 후진적인 학생복지, 설득력 없는 교육 비전에 대한 항의와 저항이 겹쳐 쌓인 무거운 요구이다. 학내 구성원을 배제한 총장선출에 응모하여 총장이 된 자를 가만 둘 학생들이 아니다. 이제 진짜 대화가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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