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총장 선임 둘러싼 한신대 학내갈등, 출구 찾아가나?

20일 한신대 발전을 위한 협약 합의...농성 학생 단식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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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한신대 학내갈등이 출구를 찾아가는 양상이다. 지난 8일부터 신학전공 학생 3명, 신학대학원생 3명, 신학부 교수 5명이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있는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였다.

한신대 학내갈등이 해결점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일단 20일 오후 연규홍 총장, 총학생회장, 신학대학원 원우회장,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민주한신 비대위) 위원장은 한신대 발전을 위한 협약에 도달했다. 협약의 뼈대는 아래 네 가지다.

1. 총장은 임기 내에 4자협의회가 결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신임평가를 받고, 총장은 그 결과에 따른다.

2. 대학본부는 한신대 총장 선출 규정을 2017년 8월16일 한신대 4자협의회가 합의한 '한신대 총장후보자선거규정'에 의거해 학칙을 개정하고 학교 법인 정관에 명시하도록 한다.

3. 대학본부는 한신의 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전임 총장 재임기간 동안 발생한 도서관 증개축 자금, 산학협력단 계정 문제 등 각종 의혹들이 투명하게 해명될 수 있도록 조치를 다한다.

4. 대학본부는 총학생회와 협의해 총학생회가 2017년 10월16일에 제안한 '학교발전을 위한 총학생회 요구사항 전달의 건'에 제시된 학생복지와 장학, 행정 및 학사관련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학생복지 제반 사항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기로 한다.

연 총장과 학생 측은 총장 취임식이 예정된 21일 협약식을 갖고 합의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학내 민주화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던 학생들은 농성을 풀었다.

8일 12학번 정동준씨, 15학번 진유경씨, 16학번 김강토씨 등이 단식에 돌입했었고, 13일엔 한신대 신학대학원 김하나, 이현우, 정희본씨 등이 합류했다. 이 가운데 김강토씨가 단식 농성 10일째인 18일 복통으로 단식을 중단했고, 신대원 이현우씨는 허리 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단식 농성은 숱한 어려움 가운데 이어졌다.

협약 사항은 연 총장이 지난 16일 담화문에서 밝힌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민주한신 비대위, 신학대학원 학생회는 18일 "우리는 이 합의 제안을 단순한 상황타개의 면피책으로 보지 않는다. 지난 2년간 요구했던 민주적 대학 운영을 위한 첫발로서, 총장의 절대권력이 무너지는 계기로 인식한다"며 수용의사를 밝혔다. 특히 총장 거취 문제를 4자 협의회에 넘긴데 대해 민주한신 비대위와 신학대학원학생회는 "앞으로 총장의 독단적 권력 행사를 비롯한 비민주적 학사운영을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서 의미가 있다. 총장이 마지못해 이러한 제안을 한 것은, 이제 한신의 총장은 학내 구성원과의 민주적 소통 없이 존재할 수 없음을 스스로가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협약에 이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총학생회장, 민주적 총장선출 특위위원장, 단식농성자, 신학대학비대위 대표, 신학대학원 원우회장이 18일 오후 경기도 오산 캠퍼스의 한신대 총장실을 찾았다. 이때 연 총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이러자 총학생회와 민주한신 비대위, 신대원 학생회는 "화요일(11/21) 0시 전까지 한신의 민주를 위한 협약서에 대해 연 총장과 학교당국은 모든 입장을 정리하고 협상테이블이 조속히 열려야 할 것"이라는 통첩을 보냈다. 이에 20일 오후 협상이 이뤄졌고 협약에 이른 것이다.

단식에 참여했던 신학과 15학번 진유경씨는 이번 합의에 대해 "이제껏 한신 학생사회와의 간극을 좁히고, 앞으로의 한신에서는 학생들과의 민주적 소통없이는 학내의 절대권력이란 용인될 수 없음을 한신 자체에서 시인한 합의"라는 뜻을 전해왔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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