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아시아 기독자 교수들 “대학이 평화 가르쳐야”

아시아 대학교수연합 7일 연세대서 컨퍼런스

▲ACFF소속 한국, 인도, 홍콩, 태국 등 아시안 기독교수들이 '대학에서의 평화교육'을 논의하기 위해 연세대에 모였다.

아시아 기독교수들이 “이제 대학에서 평화를 가르쳐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5월 7일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관에서 '다원적인 아시아에서 평화 가르치기'라는 주제의 컨퍼런스가 ACFF 주최로 열렸다. ACFF(Asian christian Faculty Fellowship)는 아시아 기독교수들의 단체로, 2002년 태국 파얍대학에서 열렸던 기독교육자들의 모임에서 시작되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한국, 태국, 홍콩, 인도 등에서 온 약 20여 명의 교수들이 모였으며, 한국에서는 연세대, 이화여대, 성공회대, 강남대 등의 기독교대학 교수들이 발제 혹은 토론자로 참석했다.

“대학, 미래세대에게 평화 가르쳐야”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서광선 교수(이화여대 명예)는 '평화교육에 대한 아시아 대학들의 책임'을 주제로 발제했다. 서 박사는 “대학들이 중세에는 교회권력 아래 있었고, 산업혁명 시기에는 자본주의·시장개발·공업경영 발전의 기지역할을 했고, 세계대전 시기에는 전쟁산업의 주요부분을 맡았다”며 이제는 대학이 젊은이들에게 '평화'를 가르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 박사는 아시아 대학들이 평화를 가르쳐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며 아시아인들에게는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온 특수한 카르마(karma)가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아시아에는 원자폭탄 카르마, 식민주의 카르마, 다종교와 가난의 카르마, 가부장제와 여성압제 그리고 전쟁의 카르마가 있다.

원자폭탄 카르마는 세계대전 중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사건으로부터 온 것으로, 당시 아시아는 세계 열강들의 싸움장이 되었고 이는 아시아인들의 역사와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식민주의 카르마도 마찬가지로 15세기 이후 아시아는 서구 열강들의 침략을 받으며 식민지화 되어 파괴됐으며, 열강들의 이데올로기 싸움에서 숱한 희생을 강요당했다.

아시아에서 여러 종교가 탄생했고 그만큼 종교의 갈등도 있어왔다는 것이 다종교 카르마이고, 가난의 카르마는 서구의 맘모니즘 관념이 유입되면서부터 생긴 개념이다. 아시아는 자신들이 가난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한편으론 가난을 미덕으로 여겼는데, 식민지화 과정에서 서구의 경제논리가 아시아를 가난하다고 치부한 것이다.

서 박사는 아시안 카르마로 여성문제도 비중있게 언급했는데, 아시아 여성들은 가부장적 사회체계 안에서 남자들에게 복종하도록 강요당했고, 전시에도 무기를 만드는 공장이나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당했던 사실들을 언급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서 박사는 미래세대를 양성하는 대학이 “평화를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며 교육 방법을 몇가지로 소개했다. 첫째는 평화교육을 교육의 우선순위로 두고, 둘째는 교수들이 매 학기마다 아시아 평화의 날', '아시아 평화주간'과 같은 날을 지정해 실제적으로 평화를 가르치는 것이다. 셋째는 대학들이 연계해 공동연구를 펼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식민역사를 '침략자'의 관점이 아닌, '침략받은 자'들의 관점으로 다시 연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문화인류학을 비롯해 정치과학, 심리학, 경제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서 가능하다.

“갈등해결, 하나님과의 관계 먼저 정립해야”

서광선 박사에 이어 마드라스 기독교대학의 스펄전 박사(V.M.spurgeon)가 크리스천 평화교육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아시아가 다양한 종교, 문화, 전통 등을 가진 다원적 사회라는 점에 착안하고, 다원적 상황에서 올 수 있는 갈등을 푸는 방법으로 먼저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깨지면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도 깨지게 된다.

스펄전 박사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음을 밝히고 그 하나님의 형상의 특징으로 지적인 면, 도덕적인 면, 사회적인 면, 영성이 있다는 점 등을 꼽았으며, 기독교 대학들은 미래세대들을 세계평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서광선 박사는 ACFF가 다음번 서울에서 모일 때 단체의 계획서나 목적 등을 명문화 하는 것과, '평화를 위한 아시아 대학들의 연합' 등과 같은 선언문 등을 채택하는 것을 제안했다.

컨퍼런스 전 순서와 발제는 통역없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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