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는 11월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문화재청이 설악산의 현상변경을 허가한 결정을 규탄했다. 성명은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정권으로 스스로를 규정하는 문재인 정권에서 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같은 적폐사업이 문화재위원회의 부결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하며 허가를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아래는 성명의 전문이다.
설악산 현상변경을 허가한 문화재청을 규탄한다
"너희는 내가 두렵지도 않으냐? 나 주의 말이다. 너희는 내 앞에서 떨리지도 않느냐? 나는 모래로 바다의 경계선을 만들어 놓고, 바다가 넘어설 수 없는 영원한 경계선을 그어놓았다. 비록 바닷물이 출렁거려도 그 경계선을 없애지 못하고, 아무리 큰 파도가 몰아쳐도 그 경계선을 넘어설 수가 없다. 그러나 너희는 목이 곧아 고집이 세고 반역하는 백성이어서, 나에게서 돌아서서 멀리 떠나고 말았다." (예레미야 5:22-23)
문화재위원회의 부결에도 불구하고 11월 24일 문화재청이 설악산의 현상변경을 허가했다. 문화재를 맡아 관리하며 보전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현상변경 허가를 내린 것은 용납받을 수 없는 잘못이다.
설악산은 수많은 천연기념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며, 생태적으로 지키고 보전해야할 가치가 있는 산이다. 그렇기에 설악산을 문화재로서, 천연기념물로서 지정하고 지켜온 것이다. 문화재위원회는 이러한 가치에 충실하게 판단했고, 이는 존중되고 반드시 지켜져야만 할 판단이다. 심지어 문화재위원들은 이러한 판단에 앞서 현장을 방문하여 조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문화재위원들의 노고와 정직한 부결 판단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으로 번복되어지고만 것이다. 심지어 그러한 판단에 기대어 문화재를 보전해야할 문화재청장마저 현상변경 허가를 낸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는 진행과정에서도 이미 수많은 문제들이 발견되어 자체로 폐기되어야 할 사업이었다. 수익성은 과장되었고, 환경영향평가서의 문제도 드러난 바 있다. 그러한 사업이 버젓이 진행을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작년 이맘때 촛불을 들었으며, 정권을 교체했다. 더 이상 거짓과 불의로 스스로의 배를 불리며, 권력을 가지고 농단을 일삼는 무리들이 없는 세상을 꿈꿨다.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고,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정권으로 스스로를 규정하는 문재인 정권에서 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같은 적폐사업이 문화재위원회의 부결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예언자 예레미야는 창조주를 경외할 줄 모르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경고한다. 목이 곧아 고집을 부리며 반역하는 백성들에게 멸망을 선언한다. 그들의 죄악이 스스로를 멸망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정도와 분수를 넘은 욕망에 사로잡혀 수많은 뭇생명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죄악이 어떠한 결과를 우리에게 가져다줄 지 우리는 이전의 사례들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썩어버린 강과 새만금, 그 외에도 수많은 사업들이 우리에게 증언하고 있다. 돈으로 생명을 살 수는 없다. 우리는 작금에 설악산의 현상변경 허가를 내준 문화재청을 규탄하며, 즉각 현상변경 허가를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
2017년 11월 24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