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1) '인간성 실현'이 '신적'이며 '영적'인 일이다

강호숙 기독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전 총신대 강사)

최근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가 급전직하 하고 있다. 개신교의 신뢰 추락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 종교인과세 반대나 명성교회 세습 등 쟁점 현안이 불거지면서 신뢰의 위기에 봉착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여성신학자인 강호숙 기독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전 총신대 강사)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성 교단의 모순을 통렬히 지적하고 나섰다. 강 책임연구원의 양해를 얻어 두 편의 글을 차례로 싣는다. 편집자주]

kanghosuk_02
(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여성 신학자 강호숙 박사.

1. 교회가 덩치만 컸지 사회의 가십거리가 되는 건 '신적'이나 '영적'이라는 '언어 오용' 때문이라고 본다. 신본주의와 '영적'이라는 단어독점은 성직자와 평신도의 경계를 만들었고, 영적이라는 검증도 되지 않는 '신적 놀음'에 빠져 인간성마져 내다 버린 것이다.

2. 기독교는 사람을 귀히 여기는 종교다. 종교개혁의 정신도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영향을 받아 종교인을 신적계급으로 나눠 교인을 개.돼지로 취급했던 중세의 비인간적인 악행을 뒤집어 인간본연의 존엄과 가치를 되살린 '인간성 회복'이었다고 생각한다.

3.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 종교인들이 내세운 인간 혐오, 배제, 차별과 무시를 깨고, 유대사회의 약자들, 천민들, 가난한 자들, 여성들도 공히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인격적 존재로서 대우하셨음을 볼 수 있다.

4. 종교란 조직과 효율성보다는 인간존중과 사랑, 정의와 평화를 가치로 삼을 수 있어야 하리라 본다. 하지만 교회는 조직을 굳건히 세우고자 직분을 만들어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고 분리하는 일에 더 신경을 쏟아왔다. 또한, 경제적 효율성을 핑계로 여성 심방전도사를 없애고 그 자리에 남성 부목사들을 세워 여성 권사들을 무보수 수족으로 부리게 되면서, 교회로부터 돌봄(caring)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젊은 20-40대 여성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가게 하였다.

5. 가부장 문화에서도 그리스도 복음은 여성들에게 자유와 평등, 존중과 구원을 선사했는데 오늘날 교회는 왜 여성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성차별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는가?

"남편에게 순종하라",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마더 와이즈"만 외치는 남성중심적 교회의 비참한 결과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고스란히 미치게 될 것이다.

6. 코메니우스(J. A. Comenius)는 인간됨을 첫째, 인간은 이성적(理性的) 존재 둘째, 이성적(異性的) 존재 셋째, 책임적 존재라고 하였다. 베드로후서는 "예수의 신기한 능력을 힘입어 신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신다"고 말씀한다(벧후 1:1-11).

7. 지나친 남성중심의 영성, 목회, 신학, 신앙담론은 비인간성과 비윤리성을 야기한다는 걸 교회사에서나 현재 교회현실에서 적잖이 목도하고 있다.

8. 각자 하나님을 외치면서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던 사사 시대가 영적으로 어두웠던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헌신과 충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들먹이는 자들이 사람을 존중하지 않았으며, 특히 여성들을 성적으로 수단화하고 함부로 취하면서 억울함을 당한 피해자들을 짓밟으면서 자신들의 욕망을 채웠기 때문이지 싶다.

9. 한국교회가 크고 화려하며 힘과 돈,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좌지우지하는 곳이 돼버린 지금, 기득권 남성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라! '하나님', '십자가'를 들먹이지만, 여성교인을 성추행하고, 종교인과세 반대하고, 학교를 사유화하고, 교회를 세습하고, 학력을 위조하고 부풀려 세계적인 교회의 당회장이 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10. 하지만 99마리를 놔두고 1마리 잃은 양을 찾으러 산울가를 헤매고 다녔으며,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 하신 예수 복음의 진수는 "사람 모두는 귀하다"이며, 예수가 말씀하는 구원은 '하나님 형상에로의 회복' 즉, '인간성 회복'인 것이다.

교회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는 예수의 십자가를 빌미로 이 땅에서 군림하고 으스대며 사람을 차별하고 협박하는 날강도의 모습이 아니라, 자기를 비우고 낮아지며 가난하고 상처받고 억울한 자들편에 서는 일이다.

인간성을 잃은 교회는 신적 권위도 잃은 것이어서 세상에서도 아무 쓸 데가 없을 것이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한국 개신교...은총의 빈곤 초래"

칼빈주의 장로교 전통이 강한 한국 개신교가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탓에 '은총'에 대한 신학적 빈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3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줄이는 것도 에너지 필요"

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배현주 박사(전 WCC 중앙위원, 전 부산장신대 교수)가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바르트의 인간론, 자연과학적 인간 이해와 대립하지 않아"

바르트의 인간론을 기초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연의 신학적 이해를 시도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용주 박사(숭실대, 부교수)는 최근에 발행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여성 혐오의 뿌리는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이원론"

여성 혐오와 여성 신학에 관한 논의를 통해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우며 성서적인 교회론 확립을 모색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조안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세속화와 신성화라는 이중의 덫에 걸린 한국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 목사가 기장 회보 최신호에 실은 글에서 기장이 발표한 제7문서의 내용 중 교회론, 이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치를 외면하고 지상의 순례길 통과할 수 없어"

3월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4월의 꽃, 총선'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란 제목의 글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 형상은 인간우월주의로 전환될 수 없어"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가 '기후위기 시대의 신학적 인간 이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엿볼 수 있는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독교가 물질 배제하고 내세만 추구해선 안돼"

장신대 김은혜 교수(실천신학)가 「신학과 실천」 최신호(2024년 2월)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구 신학의 형성을 위해 물질에 대한 신학적 반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