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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정의와 생태환경적 부채에 관한 성명서

1. 우리의 존재근거인 지구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힌 생태적, 사회-경제적 위협 앞에 직면해있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 창조의 일부이다. 흙(아다마 adamah)으로부터 난 우리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속해 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을 통한 그 은총으로 우리를 살게 하심같이, 우리는 바로 그 피조물들을 위해 청지기로 부름받고 있는 것이다. 지구 자원에 대한 지나친 착취는 파괴적이어서, 다른 생명들 그리고 미래 세대를 향하여 부채를 쌓아가는 것이다.

2. 사회-경제적 불의와 환경적 울부짖음을 연관시킨 예언자 예레미야의 성서 증언(예레미야 14장)과 하나님의 자녀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모든 피조물들의 갈망을 표현하고 있는 사도 바울의 증언이 바로 지구의 고통과 인간의 불행에 관한 것이다.

3. 여러 해 동안 남반구 나라들이 문제로 삼아 온 외국의 불법적인 금융부채 탕감을 주창해온 WCC는 한 발 더 나아가 세계적인 경제적 채권자 다수가 동시에 생태환경적 채무자임을 제시함으로써, 생태환경적 부채에 관한 작업을 통해 경제적 관계의 생태적 차원을 다루어왔다.

4. 생태환경 부채, 이는 점점 더 그 인식을 넓혀가며 연구가 되고 있는 개념으로, 북반구의 산업국가들이 남반구의 나라들에게 진 빚을 이르는 말이다. 즉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자원 수탈, 환경 붕괴, 환경 공간을 온실가스와 유해 쓰레기로 덮어버리는 불균형적인 착복으로 인한 빚을 말한다. 생태환경 부채가 무엇인가에 관한 정의는 더 발전되어 원주민 공동체의 붕괴와 문화 유산 및 그 가치 상실과 같은 사회적 측면까지도 포함하게 되었다.

5. 1970년대 초반부터, WCC는 생태적 지속성에 관한 문제를 다루어왔다. 1998년 하라레 총회에서 경제적 세계화가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한 문제가 전면에 부각되었고 이는 가난, 부와 생태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작업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이러한 중요한 에큐메니칼 성찰과 행동들의 파생결과로, WCC는 2002년, 남아프리카, 인도, 에쿠아도르, 카나다, 스웨덴의 교회와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하여 인식 구축, 연구, 지지작업에 초점을 둔 생태환경적 부채에 관한 작업을 주도했다. 

6. 한쪽의 지배적인 경제 시스템과 다른 한쪽의 생태계 붕괴 사이에는 분명한 역동적 연관성들이 있다는 것이 우리가 이해하는 바다.  규제철폐는 정부의 결정권자들을 좀먹어 들어가 환경 보호를 희생시키고 이윤추구 중심의 초국적 협력으로 발전시켜 왔다. 무자비한 거시경제적 성장 추구 속에서 국제 금융 기구들은 빚을 진 나라들에게 생태환경적 결과에 더하여 구조 조정 프로그램을 부과해왔다. 더욱이, 북반구의 산업국가들의 탐욕스런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생산 확대를 주축으로 한 경제 모델의 세계화는 점점 더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훼손시켜왔다. 

7. 기후 변화, 대기 오염, 물 체계, 산림 황폐화, 사막화, 식물과 동물 종의 멸종과 다른 많은 긴급한 환경 문제들은 가난한 나라들, 작은 섬 국가들, 남반구의 사람들, 특별히 여성들, 농부들, 어부들, 자연과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살고 있는 원주민들, 장애인들과 미래의 세대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는 이런 나라들과 이 사람들이 바로 엄청난 생태환경적 부채의 채권자들이며, 이러한 결과는 국가라는 경계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 경계를 넘어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8. 생태환경적 부채의 개념은 변화시킬 힘이 있는 정의의 개념에 기반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서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절대적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북반구의 산업국가들이 주요한 생태환경적 채무자이고, 반면 남반구의 사람들이 주요 생태환경적 채권자로 볼 때, 남반구 나라들은 1조 3천억 달러 상당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국제 무역과 경제 시스템(식민지 시대와 또한 현재까지)의 생태환경적 파괴성은 대안적 무역의 필요성과 사람과 지구를 중심에 놓는 금융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생태환경적 부채는 에너지-중점적이고 소비적인 생활 양상이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드러내며, 이러한 생활 양상이 남반구 나라들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는 딜렘마를 표출하고 있다.

9. 생태환경적 부채는 여러 가지 인과관계 구조로부터 비롯된다. 현재의 금융 구조 하에서 남반구의 나라들은 국가간 융자조건, 다각적 혹은 양자간 무역과 투자 계약 등을 통해 압박을 받는데, 이는 오염의 댓가는 고려하지 않은 채 수출 중심적이고 자원 집약적인 성장 정책을 추구하기 위한 것들이다. 둘째로, 남반구의 나라들에서는 거대한 사회기반시설프로젝트(예, 댐)를 위하여 생태적 사회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국제 금융기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셋째로, 북반구의 산업 국가들은 적절한 보상없이 환경 공간을 불균형적으로 사용한다. 현재 북반구 국가들의 생태적 발자국(ecological footprints)은 평균 일인당 6.4 ha로, 남반구 나라들의 평균인 일인당 0.8 ha보다 훨씬 높다. 넷째로, 경제 세계화는 전 세계적으로 군사주의와 점점 더 연관이 깊어지고 있다. 전쟁 중 초래된 생태계 파괴는 생태환경적 부채의 주요 제공자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는 생태환경적 부채의 가장 결정적인 요소 중의 하나이다. 북반구의 산업 국가들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 방출에 주요 책임이 있다. 연구에 의하면 남반구의 나라들은 기후 변화의 불리한 환경 영향과 그 사회-경제적 영향에 있어서 더 큰 짐을 지고 있다. 즉 해수면이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거처를 잃어버린다거나; 특별히 농부나 어부와 같이 이미 사회적으로 소외된 그룹들이 생계를 위한 원천을 잃어버리거나; 먹을 거리의 불안정성; 물을 얻기가 힘들어지는 일 등이다(기후변화에 관한 더 자세한 분석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관한 2008년 WCC 중앙위원회의 회의록을 참고하기 바란다.)

10. 생태환경 부채의 틀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북반구 국가들과 그 기관들, 그리고 그 국가의 회사들이 우선적으로:

a. 그들의 온실가스 방출량을 심각한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 즉 기후 변화에 관한 UN 협약안 안에서 뿐만 아니라 그 기준을 넘어서, 역사적 책임과 “공동의 책임이면서 또한 차별이 필요한 책임성”의 원칙에 근거하여, 그리고 정해진 기간에 따라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b. 남반구 나라들과 그 사람들에게 기후 변화의 댓가에 대하여 “오염자 부담”원칙에 근거한 완화와 적응 방식으로 보상해야 한다. 재해관리 프로그램을 위한 재정지원과 남반구의 녹색 기술을 위한 투자 등을 들 수 있다.

c. 남반구 나라들이 주장하는 불법적인 금융 부채를 취소해서 (공적인 개발 지원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완화와 적응 프로그램을 위해 자원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11. 그러나 핵심은, 생태환경적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관계, 사람과 사이의 올바른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남반구와 북반구 모두에서 정치, 경제 구조와 기구들과 정책들, 또한 사람들의 생활 양식과 가치에 있어서 심각한 변화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성장하는 데는 생태환경적 한계가 있고, 또한 남반구의 나라들은 북반구 산업국가들에서처럼 돌이킬 수 없는 생태적 파괴를 초래하지 않고는 에너지 집중적이고 소비 지향적인 성장의 길을 비껴갈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교회들은 필요한 정치적 의지를 세워내고 이러한 시급한 변화의 효과를 불러 올 도덕적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08년 2월 13-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모인 WCC 중앙위원회는:

A. 교회들이 생태환경 부채와 기후 변화에 관한 지지 캠페인을 벌리고 지원하며, 하나님 창조 안에서 하나라는 생각과 남반구와 북반구 나라들 사이의 협력적 관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기를 권한다.

B. 생태환경 부채에 관하여 교육과 에큐메니칼 학습, 연구와 행동, 관련 성서연구자료집을 발행함으로써 교인들의 지속적인 인식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한다.

C. 교회와 교회 기관들로 하여금 생태환경 부채 감사를 실행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즉 자신의 소비 양상을 자체 평가하거나, 특별히 WCC가 WCC 모임들에 의해 초래된 생태환경 부채를 보상하기 위해 제공할 메카니즘을 구축하고, 생태환경 부채 보상이나 배상에 관한 적극적인 실례들을 시민사회 그룹이나 운동단체들과 연대하여 수집하기를 촉구한다.

D. 에큐메니칼 인사들이나, 종교인들, 경제인이나 정치가들 사이에, 그리고 남반구와 북반구 국가의 교회들 사이에 생태환경 부채 인식과 보상에 관하여 깊이있는 대화를 이끌어내고 연대의 틀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

E. 보상을 위한 대안적 제안을 만들어내고 생태환경적 부채가 축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세계사회포럼(the World Social Forum)를 통하여 환경운동이나, 농부, 여성, 청년, 원주민 운동들이 전략적으로 상호 연계함의 중요성을 설파해야 한다.

F. 교회들은 자기 정부가 금융 부채 탕감을 위한 캠페인과 연계해서 생태환경적 부채에 대한 인식과 보상을 위해 노력하도록 부추겨야 한다.

G. 교회들은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합법적 틀 안에서 공동의 사회 책임성을 주창해야 하고, 국제 금융기구들에게 생태 파괴를 초래한 그들의 정책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자료제공: 기장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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