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강신주가 11일 밤 방송된 tvN '어쩌다 어른'에서 '나는 늙기로 했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가운데 늙음과 얽혀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눠 주목을 받았다. 아래는 늙음을 즐기고 있는 철학자 강신주가 나눈 주요 강연 내용들이다.
"사는게 힘들어. 사는 것은 힘들고 불행하다. 우리가 사는 이유. 내일 힘들 것을 가라앉혀줄 무엇인가를 만날 수 있으니까. 힘든대 내일 사랑하는 사람 한번 만날 수 있으까. 내일 아침 일어나서 무지개 한 번 볼 수 있으니까."
"부재의 고통이 심하면 심할수록 그 사람을 사랑한 것이다. 너가 죽으면 왜 아파? 너의 죽음은 아프다. 나의 죽음, 너의 죽음, 그들의 죽음. 우리 인생에서 '너'가 누구인가. 문제는 그 '너'의 부재를 우리는 뒤늦게 깨달아."
"한 사람 탄생하면 한 세계가 열리는 것이고. 한 사람이 죽으면 한 세계가 닫히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소중한 것이다. 한 세계의 중심인 우리다. 20대에 죽음을 편하게 여기는 것은 비범한 것이다.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실 때 아버님 어머님 차가운 손에서 낯설음을 느끼지 마. 그 손의 냉기가 여러분의 냉기가 될테니까."
"우리사회에서 늙음이란 무능력하고 제대로 못하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쓰기 편하게 발달된 오늘날 전자기기. 늙음의 의미가 변한다. 우리 시대에 와서만 쓸모없는 사람. 지혜롭지 못한 사람. 자식한테 물어보는 사람. 귀찮은 사람. 늙으면 짐이 된다. 애들한테 물어보지도 않는다. 안가르쳐 주니까 못하고, 나중에는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내가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을 냉철하게 바라봤을 때 자기자신을 아낀다. 다 지고 다 죽잖아요. 태어나면 죽는 것이다. 꽃이 피면 지듯이. 하지만 꽃이 피려는 목적은 지려고 피어난 게 아니다. 우리가 태어난 건 죽으려고 한 게 아니다. 우리가 태어난 것은 태어나기 위해 태어난 것임을, 꽃은 질려고 피는 게 아니라 피우려고 피어난 것이다. 너의 무상의 끝을 알고 있지만 직면하고 삶을 대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