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메인에 뜬 기사 하나가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시대다. 수십 만 명이 클릭하는 그 기사의 주인공은 스타로 떠오르기도 하고 사회에서 매장되기도 한다. 포스트모던사회에서 뉴미디어는 어떤 대상에 가치(value)를 부여해 사람들에게 무한정 퍼뜨림으로 그것의 생사(生死)를 결정해버리는 위력을 지녔다. 물론 교회도 뉴미디어의 공격을 피할 수 없다.
20일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장신대 주최로 열린 ‘소망신학포럼 ; 하나님나라와 교회의 현실 참여’에서 발표자들은 뉴미디어의 환경 속에서 교회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했다. 노영상 교수(장신대 기독교와문화)와 최재덕 교수(장신대 신약학)는 ‘이미지’라는 키워드를 통해 논지를 풀어 나갔다.
▲소망신학포럼 ⓒ이지수 기자 |
최재덕 교수는 “현대는 이미지 시대다. 사람들은 상표를 보고 상품구입을 결정하듯 어떤 조직이 내세운 주장의 수용여부를 그 조직에 대한 이미지로 결정한다”고 첨예한 이미지 경쟁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기독교는 왜 이미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가? 바로 ‘구원’이라는 대사명 때문이다. 최 교수는 “교회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크리스천이 될 수 있겠는가? 앞으로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선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우려된다고 두 교수는 밝혔다. 노영상 교수는 “교회 이미지 실추의 내용을 파악하려면 안티기독교 사이트들을 점검하면 된다”며 대표적인 안티기독교사이트인 ‘클럽안티기독교’,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 등에 게재된 주장을 살펴보았다.
이들은 ▲예수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는 메시지가 거북하다 ▲ 단군상을 훼손하는 등 타 종교에 해를 끼친다 ▲목회자들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되는 등 도덕적으로 부패했다 ▲탈레반 피랍 사건(2007, 샘물교회)에서 보듯 이기적인 선교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런 주장을 정리한 글을 무한정 퍼뜨리며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이 밖에도 광신도 이미지, 십자군 이미지(피선교지의 문화를 무시한 선교), 초딩 이미지(반지성적), 짝퉁 이미지(비리가 많아서 정통적인 고등종교와 거리가 멀다)가 있다고 노 교수는 밝혔다.
최재덕 교수는 “교회와 목회자가 지나치게 이기적이며 사회봉사를 등한시 한다는 이미지가 퍼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교회의 훼손된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두 교수는 ‘근본적인 개혁’, ‘장기간의 개혁’을 강조하며 이 문제를 공들여 풀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영상 교수는 첫째, 목회자와 신자의 도덕성 및 사회봉사의 실천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실천적 방안으로 ▲목회자 윤리규정 보급 ▲신자들의 생활교육, 환경윤리, 윤리교육 강화를 제시했다. ‘칭의와 함께 성화를 강조해야 한다’는 주목할 만한 주장도 내놓았다. 둘째, 무례한 선교를 지양하자며 ▲교회 밖 사람들에게 광신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행위를 삼가고 ▲종교적 맹신이 가져다 주는 위험에 대해 자체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 지적 수준이 고양되어야 한다며 ▲교회가 사회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의견을 표명하고 ▲사회문제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덕 교수도 비슷한 방안을 내놓으며, “교회와 사회를 통합적 또는 통전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강화함으로 교회 이기주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마치며 최 교수는 한국교회가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이 문제가 절실하며, 개교회중심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뉴미디어가 한국교회의 이미지 추락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분석하면서도, 뉴미디어를 활용한 대처법은 논의되지 않아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