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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에덴타락설화는 나의 실존 이야기

갈릴리복음 성서학당2 - 두번째 이야기

삭개오 작은 교회   / 강사 김경재 목사


제2회 갈릴리복음 성서학당
(창조설화에 나타난 인간의 본성과 운명)

제2강 주제: 에덴타락설화는 나의 실존 이야기(창3:1~24)
 

 

1. 창세기 3장 설화가 주려는 진정한 물음과 설화 의도는 3가지

  - 첫째, ‘보시기에 참 좋다!’고 선언하신 창조세계 안에, 특히 인간생명 안에 죽음, 고난, 갈등 등 인간실존적    ‘한계상황’이 왜 존재하게 되는가?
  - 둘째, 하나님으로부터, 동료인간으로부터,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상태인데도 왜 삶에서 신비한 배려․은총의 지속․존재에로의 격려를 체험하는가?
  - 셋째, 구원은 태초 에덴이 상징하는 무흠한 원상태에로의 환원복귀를 통해서 이뤄지는가, 아니면 ‘에덴의 동쪽 넘어’에서 질적변화를 거쳐 성취되는가?


2. 인간타락과 비극의 원인과 동기:육체성이나 결핍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의지의 남용․창조세계 중심지 찬탈․하나님처럼 되고픈 절대지 열망(휴브리스)

(1) 성경은 인간 죄성의 원인을 육체성과 그 피조성에 내재한 불완전성이나 존재결핍성에서 찾지 않는다. 타락과 범죄는 인간이 약해서 범하기 보다는 강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생물학적으로 인간보다 강한 사자나 코끼리가 타락하지 않는다. 오직 ‘의지의 자유 능력’을 지닌 인간만이 타락하고 범죄한다. 문명이 발달할 수록 유혹의 가능성도 함께 증가 한다. 소박한 낙관적 역사발전 유토피아론과 필연적 역사타락을 말하는 숙명적 비관론을 그리스도교가 받아드릴 수 없는 이유다. 

(2) 유혹자 뱀은 인간집단무의식에 각인된 파충류 뱀을 상징물로 선택한 것이다. 뱀은 고대인에게 지혜․간사함․초능력․매력적 유혹자․치유능력자의 상징이었다.
뱀은 인간 내면에서 속삭이는 유혹의 충동이면서, 동시에 인간 외면에서 회유하는  매혹적인 조건과 설득적 현실힘이다.
타락과 범죄는 그러한 내면적 뱀과 외면적 뱀의 합작에서만 성공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므로, 교육학이나 범죄 심리학에서 본성교화론과 환경개조론의 논쟁은 일면만을 본 것이다.

(3) 인간의 범죄와 타락은 지식의 결핍 곧 무지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의지의 남용과 의지적 반역에서 발생한다. 최고수준의 지식과 지혜마저도 ‘의지의 남용과 반역’에 복무하는 도구가 된다. 그리스 문명에서 찬양되는 ‘프로메데우스적 인간상’을 히브리적 사유는 찬동하지 않는다. 차라리 ‘네 자신을 알라’는 델피신전의 신탁경고를 더 중요하게 본다. 서구문명은 겉은 기독교적이지만, 속은 프로메데우스적 문명이다. 결과적으로 파멸에 이르더라도 무한에 도전하는 영웅 찬양이다.

(4) 성경이 꿰뚫어보는 인간타락과 범죄성의 더 깊은 원인은, 에덴동산(피조세계)의 중앙에 있는 나무열매를 손대고 따먹으려는 유혹 곧 중심을 차지하려는 유혹, 선악 판단의 전능자를 독점하려는 욕망, 궁극적으로 자신의 피조물성을 거부하고 “하나님처럼 되려는 정신적․영적 교만”에 있다고 본다.


3. 타락의 결과 : 소외감, 부끄러움의 감정, 숲속에 몸을 숨김, 타인에게 책임전가

(1) 타락의 첫 번째 결과는 “그들의 눈이 밝아져 벌거벗었음을 알게 되고 나뭇잎으로 치마로 삼는다”(3:7). 이 상징은 인간의식이 자의식(自意識) 단계로 들어가면서 동시에, 천진난만한 흠이 없는 상태로부터 사물을 분별지(分別智)로서 판단하는 상태에로 들어감을 상징한다.

(2) 타락의 둘째 결과는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사이에 숨는다”(3:8). 원초적 죄책감정(인간 양심의 가책능력)은 윤리적 행동의 가능성 시발이지만, 존재론적으로 말하면 선악의식 자체가 다름아닌 인간의 타락의 실상을 보여주는 표식이다.
 
(3) 셋째 결과는 창조주를 피하여 숨고, 알몸을 가리더라도, “아담아(사람아) 네가 어디 있느냐?”라는 존재의 부르심을 듣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인간은 타락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인간으로서 타락하지 동물이 되어버리지 못한다. 창조주의 아담을 부름, 찾음, 찾아오심은 범죄자에게 고통이지만, 치유와 회복의 피할 수 없는 단계이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싫어하고, 빛 아래서 자기의 적나라한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현실적 인간 실존모습이다.

(4) 넷째 결과는 책임전가이다. 공동인간성으로 피조된 인간공동체가 분열하고 상호 소외상태로 빠져든다. 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뱀에게 책임을 전가시킨다. 성서는 인간 본성이 타락된 상태라는 현상적 특징이 바로 ‘타자에게 책임의 전가’ 현상이라고 본다.


4. 타락이후의 징벌과 조처, 그리고 에덴의 동쪽의 상징

(1) 뱀에 대한 벌칙의 심판은 매우 동화적이다. 배로 기어다니는 모습과 소화기 내장기관의 없거나 축약된 형태를 미루어 상상하면서, 흙을 먹고 살리라고 벌칙을 내린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도는 뱀의 후손과 여자의 후손과의 상호 대결을 예언함으로써, 후일 뱀은 사탄의 상징으로 해석되고 여자의 후손은 사탄의 세력을 이긴 그리스도로 상징되었다.

(2) 여자에 대한 벌칙은 임신과 해산의 고통, 그리고 남성에게 예속되는 운명으로 설명한다. 이것 또한 당대 여성들의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려는 설화적 표현이다.

(3) 남성에 대한 벌칙은 노동의 수고, 땅의 척박성을 개간할 의무, 그리고 마침내 죽음으로써 흙의 먼지에로 돌아갈 운명을 명시한다. 저자는 아담, 이브, 땅, 그리고 동물에 이르는 모든 것이 ‘죄의 연대성’으로 관련되어다는 발상법이 특이하다.

(4) 신적 계명 위반과 에덴타락 행위로 말미암는 엄정한 벌칙과 심판에도 불구하고, 창세기 기자는 가죽 옷을 지어 입히는 신의 자비심을 살며시 묘사한다. 에덴에로의 복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언한다(화염검). 이것은 인간은 천진난만한 상태로의 퇴행적 복귀는 불가능함을 상징한다. ‘에덴의 동쪽’ 언덕 넘어의 땅은 아담의 부부가 새로게 개척해가야 할 삶의 거친 현실이다.

(5)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에덴의 타락설화는 죄의 역사적 기원을 설명하려는 과거 사건이야기가 아니라, 순수 무흠상태로서의 ‘본질적 상태 인간존재가 실존적 존재로 전이(轉移)’해가면서 겪어야하는 인간의 자기소외 경험이야기라고 해석한다. 모든 인간은 아담이면서 이브이다. 인류조상 아담과 이브가 타락한 죄값으로 현재인간이 죄성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타락의 사건을 저지른다. 인간이 성인이 되어가고 사물과 선악에 대한 분별력을 갖는 ‘의식의 깨어남’은 본질의 실현이면서 동시에 본질로부터의 소외(분열)이라는 통찰을 보여준다. 사람이 세상을 경험하고 어른이 되어가면서도 창조태 본래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당위론을 암시하면서 그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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