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선 목사가 자신의 정치신학 여정을 담은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한울)를 펴낸 가운데 19일 오후 5시 이화여자대학교 ECC 지하 4층 이삼봉홀에서 '서광선 목사 미수연 및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서광선 목사의 제자 목원대 김흥수 교수가 서평을 전했다. 김흥수 교수는 철학적 신학을 하는 서광선 목사가 정치신학이라고 명명하면서도 한국 기독교 역사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보이면서 교회사가들이 연구할 만한 연구 과제들을 업으로 삼는 데에 의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김흥수 교수는 공산당에 의해 아버지가 순교를 당한 서광선 목사의 인생 여정이 서 목사를 민족 앞에 또 역사 앞에 서게 한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서 목사가 남한 또는 북한으로 찢어져 있는 교회사가 아닌 남북 통일의 시각에서 평양에서 교회사를 쓰게 될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서광선 목사는 답례에서 "조직신학자가 왜 교회사가가 하는 일에 간섭하느냐는 지적으로 보인다"면서도 "내 대답은 '모든 학문 활동이 역사적인 것이 아닌 것은 없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서광선 목사는 특히 미수 출판기념회를 준비한 제자들과 참석한 하객들에 감사의 표시를 했다. 그는 "살아서 하는,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여러분과 함께 하는 장례식이 아닌가. 내가 관속에 들어갔을 때 여러분의 조문객으로 오시겠지만 그 때는 인사도 못하고 고맙다는 얘기도 못하고 누워있을 텐데 오늘 살아서 하는 장례식 'Living funeral'. 죽기전에 미리쓰는 유언처럼. 여러분과 반가우면서도 인생을 작별하는 그런 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장례식 안해도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광선 목사는 "오래 살면 살수록 잊어버리는 연습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면서 "좋은 일만 기억하고 싶은데 나쁜 일이 더 많이 기억이 난다. 그런데 여러분들 오늘 많이 와서 축복해 주시고 그동안 사랑을 보여주신 것은 앞으로 절대 잊어버릴 수가 없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광선 목사는 "그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선생이라고 어른이라고 갑질한 것이 굉장히 많을 것 같다"면서 "제가 알게 모르게 여러분에게 가슴 아프게 해드린 일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를 드리겠다.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 목사의 답례가 끝나자 제자들의 환호와 갈채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