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나핵집 목사)는 이홍정 NCCK 총무 명의로 미국교회협의회(NCCCUSA) 짐 윙클러 총무와 의장인 다린 무어 목사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은 6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행동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한에서 NCCK는 이번 북미회담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조약, 비핵화, 양국의 관계정상화 등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하면서,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들의 소명이자 의무"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서한의 전문이다.
짐 윙클러 총무님, 다린 무어 목사님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회원 교회와 기관을 대신하여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여러분과 미국 NCC의 모든 회원 교회들과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미국의 모든 이들에게 그 동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행동해 주신 데 대하여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남과 북은 1945년 민족분단과 1950-1953년 한국전쟁 이후로, 우리는 서로를 증오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면서 서로에게 죄를 지었습니다. 70년 이상의 분단체제는 우리에게 견딜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세계 강대국들이 언제든지 충돌할 수 있는 화약고와 같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또 다른 전쟁에 대한 공포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지난 해 말까지만 해도 북한의 핵실험과 이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으로 한반도는 핵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 이후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의 극한 군사적 대치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의 모든 이들에게 총체적 재앙이 될 뿐임을 인식하면서 평화의 전환점을 일구어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평화의 계기는 지난 4월 27일과 5월 26일, 두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으로 정점에 이르렀습니다. 남북 두 정상은 이 회담을 통하여 한국전쟁의 종전과 한반도의 영구적이고 견고한 평화체제, 그리고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하여 합의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6월 12일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 주선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70년간의 적대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많은 장애가 있으리라 사료되지만 우리는 이 정상회담이 계획대로 열릴 것이며 두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와 양국 외교 관계의 정상화"를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반도와 미국의 모든 이들이 지난 70년 이상 지속되어 온 적대감을 내려놓고 평화, 화해, 번영의 카이로스적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길 위에서 긴 여정을 이제 시작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는 감추어진 위험과 장애물에 부딪힐 수도 있겠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화해와 평화로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평화의 대리자로 불러 주셨습니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들의 사명이자 의무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고 행동하기 위해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세상의 적대감의 장벽을 허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진심으로 기도합시다.
에베소서 2장 14-16절(공동번역)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 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 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 율법 조문과 규정을 모두 폐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희생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또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나님과 화해시키시고 원수되었던 모든 요소를 없이하셨습니다."
2018년 5월 3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