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박사(장신대 조직신학 강사) ⓒ이지수 기자 |
히틀러 괴뢰 정권이 연합군의 진격으로 멸망한 뒤 독일 사회에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계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제기되었다. 법치국가는 폭력국가로 전락하고, 의(義)는 폭력에 넘겨진 상황이었다. 이 때 칼 바르트는 부퍼탈 바르멘에 있는 임마누엘교회에서 '기독교 윤리'를 주제로 강연하며 사람들 의 마음 안에 의(義)에 대한 새로운 희구를 불어넣어준다.
27일 장신대 주최로 열린 소망신학포럼에서 박성규 박사(장신대 조직신학 강사)는 "한국교회의 기독교적 윤리적 기반이 너무나 취약하다"며 "기독교적 윤리를 정립하고 확산시켜 성도들과 일반사회에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그는 바르트의 윤리 연구를 살폈다. "바르트의 교의학적 대주제는 모두 '윤리'와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었는데, 신론, 창조론, 화해론, 구원론의 마지막에 항상 '과제로서의 윤리'를 배치시켰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독교 윤리의 토대를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구체적인 관계의 사건'이라고 보았는데, 여기서 '구체적인 관계의 사건'이란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로서의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사건, 화해자 하나님과 그 하나님에 의해 의롭다고 인정 받은 죄인으로서의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사건 등을 말한다"며, "즉 기독교적 윤리란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 그리스도인의 삶에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중단 없는 열정은 그리스도인의 개인적 삶은 물론 교회와 사회 속에서도 책임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으로 구체화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바르트의 견해를 오늘날 한국교회가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교회에 기독교적 윤리 기반은 거의 없으며, "그리스도인들조차 대부분 유교적인 덕목윤리관이나 권선징악의 기초적인 윤리관에서 윤리 기반을 찾고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적 윤리 기반의 마련이 절실하며, '기독교 윤리를 철저히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서 찾고 있는 바르트의 윤리 이해가 큰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는 것이다.
박성규 박사는 기독교 윤리 체계가 잡힐 경우, "급진적인 정교(政敎)분리의 원칙 하에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참여 혹은 정치적 저항에 아무런 해답을 주지 못했거나 외면과 반대로 일관해 왔던 한국교회에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될 것"이라고 보았다.
또 윤리 실천을 성화의 일부라고 보고 "하나님을 위한 거룩한 삶이라고 하는 성화 없이는 칭의도 결국 값싼 은혜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