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물질적 성공과 번영을 추구하는 '구원클럽'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현대의 교회가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탈교회의 현상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확산될 것이다."
26일 서울 신촌 연세대 신학관 예배실에서 열린 미래교회 컨퍼런스에서 '탈교회/탈종교 시대. 교회의 존재 의미의 재구성: 혐오의 종교에서 환대의 종교로'라는 제목의 강연을 한 강남순 교수가 강연 말미에 탈교회 현상이 삼회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강남순 교수(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는 이날 강연에서 탈교회/탈종교 개념에 대해 먼저 살폈다. 강 교수는 ""탈"에 대한 이해에 따라 "탈교회/탈종교"적 현상에 대한 매우 상반된 해석과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탈'(post)의 개념은 두 가지로 각각 △이후(after)라는 개념과 △너머(beyond)라는 개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교회/탈종교'라는 사회적 징후가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교회의 존재 의미를 다시금 묻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교회의 의미는 자명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자명한 것이란 없다"면서 "사실상 예수와 교회 사이에는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공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예수와 교회 사이에 거리가 실종되고 예수와 교회를 동일화 할 경우 발생 가능한 교회주의를 우려했다. 강 교수는 "제도화된 종교로서의 교회는 그 자체의 조직화를 통하여 성직자 중심주의, 기독교 우월주의, 승리주의, 율법주의를 그 중심적 가치로 두면서 '조직 자체의 유지'가 주된 존재 의미로 자리잡는다"고 비판했다.
예수와 교회 사이의 거리를 주목하면서 그 연속적 불연속성을 강조한 강 교수는 이어 오늘날 탈교회 기독교인의 의미와 탈교회 교회 정체성과 과제 등을 짚었다.
강 교수는 탈교회 기독교인의 의미에 대해 "'예수'가 대변하는 가치와 '교회'가 대변하는 가치, 이 두 축 사이에 좁힐 수 없는 거리를 인정하고 그 거리를 좁히는 방식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탄생이 가능하다"면서 "'제도화된 종교로서의 기독교는 '예수'가 대변하는 가치들이 무엇이며 그 가치들을 확산하고 실천하기 위해 무엇이 요청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과 씨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탈교회 시대 교회가 새롭게 가져야 할 정체성으로는 '예수의 아카이브로서의 교회'를 들었다. 강 교수는 "교회는 '구원클럽'(Salvation Club)이 아니다"라며 "화려한 건물과 왜곡된 '축복'과 '값싼 은총', '이기적 구원' 등으로 점철된 구원클럽으로서의 교회는 '멤버쉽' 유지 자체를 '예수 믿음'과 일치시키면서 결국 예수의 이름으로 예수를 배반하는 집단이 될 뿐"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강 교수는 탈교회의 시대적 과제로 "예수로 돌아갈 것"을 요청했다. 그는 "혐오와 정죄가 아닌 포용과 환대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결단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선언"이라며 "예수는 자신의 가족들만의 성공과 구원을 모색하는 이기적 구원과 물질적 축복에 대해 약소하거나 선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데리다의 "악마적인 것은 비책임성"이란 말을 인용한 뒤 "종교가 한 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을 개별인들의 성공이나 기복을 위한 것이 아니다. 탈종교 시대 교회의 존재의미는 예수의 환대를 다차원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라며 강연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