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가 제주 예멘 난민 사태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난민을 배척해서는 안된다는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김 목사는 지난 24일 주일예배 설교를 전하면서 제주 예멘 난민 문제를 언급했다.
김 목사는 "지금 제주도에는 예멘을 떠나온 난민들 500여 명이 머물고 있다"면서 "그들을 정치적 난민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습니다만, 그들의 존재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제주 예멘 난민을 바라보는 배타적 시선을 꼬집었다. 그는 "우리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에 살면서 여전히 낯선 이들에 대해 배타적이다"라며 "게다가 그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면 안 된다는 청와대 청원에 응답하는 이들 대다수가 기독교인들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 예멘 난민 수용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들의 속내도 살폈다. 그는 "(제주 예멘 난민 수용 반대의)표면적 이유는 그들이 난민이라기보다는 취업을 위해 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면적 이유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대개 무슬림이다. 그리고 이슬람은 서방 언론에 잠재적 테러리스트라는 이미지가 덧붙여졌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어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테러에 가담하는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이슬람 세계 출신인 것은 사실"이라며서도 "그렇다고 하여 이슬람 자체가 악마적 종교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어떤 종교이든 근본주의자들은 다 위험하다. 나만 옳다는 생각 그 자체 속에 폭력이 배태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독교 근본주의자들, 힌두교 근본주의자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물론이고, 폐쇄적인 민족주의에 사로잡힌 이들은 다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김현경 선생의 책 <사람, 장소, 환대>에서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것 또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것, 그가 편안하게 '사람'을 연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하여 그를 다시 한 번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란 글을 인용한 김 목사는 참된 종교는 증오의 종교가 아니라 환대의 종교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앞장 서서 예멘 난민 사태가 초래할 부정적 결과를 미리 예단하는 태도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비용을 따지고, 그들이 초래할지도 모를 혼란을 미리 예단하며 그들을 배척하는 것은 차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그래선 안 된다"면서 "가난으로부터 달아났든, 조국과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는 이들은 약자들이다. 그들을 품어 안기 위해 팔을 벌릴 때 우리는 주님의 손과 발이 되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