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현 박사 ⓒ이지수 기자 |
2009년 한국교회의 화두는 ‘섬김’이다. 어딜 가도 ‘섬겨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다. 1일 장로회신학대학교성서학연구원은 장신대 소양관에서 ‘섬김’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섬김의 성서학적 근거를 찾았다.
박동현 박사(장신대, 구약)가 ‘구약에서 말하는 섬김’, 소기천 교수(장신대 신약학)가 ‘신약성서에 나타난 섬김의 기본 구조’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제했다.
박동현 박사는 ‘섬기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아람어 낱말들을 찾고, 이 낱말들이 들어 있는 구약성서 본문을 텍스트로 연구했다. 그는 먼저 ‘섬김의 상대’를 사람 섬김과 하나님 섬김으로 나누어 섬김의 뜻을 알아보고, 두 번째로 ‘섬김의 주체’를 제사장, 예언자, 통치자로 나눠 섬김의 뜻을 살펴봤다. 그의 연구를 따라가다 보면 섬김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동사 <아밧>은 ‘(땅을) 갈다’, ‘일하다’를 뜻한다. 그런데 이 낱말이 ‘섬기다’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할 때, 섬김에는 사람의 노동, 특히 농업 노동이 큰 자리를 차지함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동사 <셰렛>은 ‘인격체를 섬김’을 뜻한다. <히쉬타하와>는 몸을 깊숙이 숙여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동작을 가리킨다.
박동현 박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 섬김이란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낮출 뿐 아니라 ‘몸을 움직여 일하며 살아가는 삶’이었다고 말한다. 또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은 사람과 세상 또한 섬긴다”며 섬김을 세상으로 확대할 것을 요청한다.
이어 발제한 소기천 교수는 신약성서에서 ‘섬김’을 뜻하는 낱말인 ‘레이투르기아’를 연구한다. 그는 “한국에서 레이투르기아를 예배와 예전으로 의미를 국한해 이해해 온 관행을 재고하고 그 본래적 의미인 섬김이 뜻하는 바를 올바로 드러냄으로써, 한국교회가 올바른 섬김의 길로 나아가게 하려는” 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신약성서에서 레이투르기아는 총 6회에 걸쳐서 언급되고 있는데, 눅 1:23의 ‘직무’, 고후 9:12의 ‘봉사’, 빌 2:17의 ‘섬김’, 히 8:6의 ‘아름다운 직분’ 등이 레이투르기아다. 소 교수는 “이상의 구절들에 의하면 레이투르기아는 일차적으로 예배에서의 섬김을 뜻하지만, 반드시 예배에 국한된 섬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가 어떻게 삶 속에서 올바르게 살아가야 할지에 관해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주는 단어”라고 말했다.
발제를 마무리 하며 소 교수는 “그 동안 한국교회는 교회 안에서만 빛을 비추는 일에 익숙하였으나, 이제는 세상 속으로 나아가 문자 그대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예배, 선포, 가르침, 봉사, 친교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섬김의 모범을 보이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