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노아 홍수 설화에서 이 시대의 희망을 찾는다면…

김경재 명예교수의 갈릴리복음 성서학당 2학기 종강

▲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가 3일 삭개오 작은교회에서 열린 갈릴리복음 성서학당 2학기 종강강의를 하고 있다 ⓒ베리타스 DB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가 노아홍수설화(창6:5-9:17, 28-29)에서 이 시대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3일 저녁 삭개오작은교회에서 열린 제2기 갈릴리복음성서학당 마지막 강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아홍수설화는 역사적 사실 아닌 집단무의식의 설화화

김 교수는 먼저, 노아홍수설화가 역사적 사실이 아닌 당시 사람들의 집단무의식 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던 ‘홍수경험’을 설화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신학자들이 흔히 이해하듯 지구 전체가 홍수로 뒤덮인 사건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의 홍수경험을 쓴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노아홍수설화를 문자 그대로 믿을 경우 많은 문제가 있게 된다. 동화적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에게는 동화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문제 안 되나,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게 믿는다면 우스꽝스러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더욱이 진화론을 믿지 않으면서 홍수설화의 역사적 사실을 주장하는 신학자들은, 그 논리적 비약을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냐고 물었다.

김 교수는 “노아홍수설화를 통해 기자가 말하려고 했던 ‘하나님의 메시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아홍수설화의 참 의도

김 교수에 의하면 노아홍수설화의 참 의도는 ‘심판’이 아니라 ‘축복’이다. “노아홍수설화는 원역사의 처음에 ‘창조’로 시작한 축복이 인간의 죄의 관영함으로 말미암아 ‘심판’으로 끝나는 한 이야기의 종장을 이루고 있다”며 “그러나 이 설화의 진정한 의도는 심판을 넘어서, 노아와 그 가족을 남기시고 새로운 ‘무지개 계약’을 맺으시는 은혜와 긍휼의 하나님 신앙을 고백, 증언하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노아홍수설화에서 발견하는 역사의 희망

김 교수는 노아의 방주가 뒷날 교회론의 원형이 된다며, 이는 “교회가 영적으로 방주”라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끄집어낼 수 있는 메시지는 2가지가 있는데 첫째, 교회와 세상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하며 세상은 멸망 받을 대상, 교회는 의인들만을 구원하는 구원의 기지라고 여기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구원 사명을 강조하고 죄의 악랄함을 지적한다는 데 있어서 일면 긍정적이기도 하나, ‘교회는 구원, 세상은 멸망’이라는 지나친 종파의식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구 자체를 노아의 방주로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우리는 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회와 세상을 지나치게 이원화하지 말고, 온 세상을 구원하실 그리스도, 온 세상 속에 이루어나갈 하나님 나라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또 김 교수는 노아홍수설화가 죄의 주체자를 ‘인간’으로 서술하는 데 주목했다. 시대가 시련을 겪는 원인은 자연만물이나 초자연적인 어떤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에게 있다는 스토리는, 인간에게 회개와 반성할 여지를 남김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데 기여한다. 김 교수는 “어떤 종교는 역사순환적숙명론을 주장한다. 우주자연의 주기율이 우주의 운세를 나쁘게 만들어 시련이 왔다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영적 세계의 사탄들의 싸움이 인간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며, 그러나 노아홍수설화에서도 보듯 역사의 비극과 시련의 원인은 ‘인간’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간이 그 의지를 남용, 오용함으로 인간을 비롯한 자연만물이 고통 받고 있다. 노아홍수설화는 인간의 잔인함, 강퍅함, 끝없는 폭력성이 으레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인간세계를 고발한다”고 말했다.

노아홍수설화에서 또 하나 찾아볼 수 있는 메시지는 ‘창조적 소수’에 관한 것이다. 김 교수는 “위대한 역사철학자 토인비는 자연환경과 역사의 도전에 굴복하지 않고 응전하는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가 역사를 바꾸고, 문명을 이뤄낸다고 말했다. 노아는 모든 창조적 소수의 근간을 이루는 최초의 창조적 소수로서 이해될 수 있다”며,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도 ‘창조적 소수’로서 자신을 자각하며 구원역사에 일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구미정 교수, 니체의 '초인'을 룻기의 '헤세드'에 잇대다

기독교윤리학자 구미정 교수(협성대 객원)가 《기독교사상》에 최근까지 연재해 온 '룻과 함께 아모르 파티'를 마무리했다. 얼마 전 발행한 8월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담"은 결국 "아다마"에서 왔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신학계에서도 인간과 자연, 창조와 구원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다시 묻는 작업이 이어지고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의 단일성 통해 현대 조직신학 재조명"

현대 조직신학의 핵심 흐름으로 자리해 온 그리스도 중심주의를 재검토하며, '하나님의 단일성(divine oneness)'을 신학의 출발점으로 재구성하려는 미국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성전론적 전쟁관에 치우쳐져 있는 한국 개신교인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등 바야흐로 전쟁의 시대다. 이러한 전쟁의 흐름이나 양상을 보고 향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 나라의 정치색은 좌도 우도 아니다"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가 설교와 정치의 관계를 성찰하는 글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최 목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