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姑 전대련 목사의 동료들과 후배들이 헌화예식에 참여하며 고인을 기리고 있다. ⓒ이지수 기자 |
“이제 그 분은 하나님 곁으로 영원히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시민운동과 사회운동으로 확장시키려 한 그 분의 뜻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14년간 서울 YMCA 회장을 역임했던 전대련 목사(全大連·77)의 발인예배가 4일 오전 9시 서울 창천교회에서 서울 YMCA와 창천교회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고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백발 성성한 교계의 원로들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전 목사는 지난 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경기도 김포의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신학과와 철학과를 졸업한 전 목사는, 32세 되던 해인 1964년 처음 서울 YMCA에 발을 디딘 후, 평생토록 YMCA를 떠나지 않았다.
1983년부터 14년 동안은 서울 YMCA 총무(회장)로 재직했다. 당시 외채 규모가 GNP의 절반을 넘어 ‘외채 망국론’까지 제기되던 시절, 국산 타이어 쓰기, 양담배 안 피우기, 쓰레기 줄이기 같은 ‘시민자구 운동’을 벌여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또 KBS 이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 21세기실버포럼 상임공동대표를 지냈으며, 2007년에는 ‘한국 현대인물 열전 33선’(한국인물연구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발인예배 설교는 전대련 목사가 원로목사로 재직했던 창천교회의 서호석 담임목사가 맡았다.
서 목사는 “전 목사님은 복음의 정신을 개인의 울타리를 넘어 시민사회와 사회운동으로까지 확장시키신 분이었다”며 “고인의 뜻과 하신 일은 이제 산 자들의 몫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헨리 나우웬의 말처럼 작금의 시대는 뿌리가 없고 영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시대이나, 전 목사님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요, 존경 받는 분이셨다”고 말했다.
추모사는 서울 YMCA 강태철 회장이 전했다.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한 듯 울먹이며 입을 연 강 회장은 “그 분은 우리의 귀감이었으며, 영원히 우리의 지도자로 남을 것이다”며 고인을 기렸다. 또 “천국에서 만나는 그 날, 우리 함께 서울 YMCA의 운동 이야기를 나눕시다. 우리 후배들은 회장님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전대련 회장님, 편히 쉬시옵소서”라는 말로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예배 후 참석자 전원이 헌화 예식에 참여했다. 하관예식은 같은 날 정오 강화도 선영에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