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YWCA(회장 이연배) 대학생 방송모니터회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모니터링 해 그 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모니터회에서 분석한 모니터링 내용.
- 모니터링 보고서 요약 -
1> 내조의 여왕의 인기 요인
- 도도한 미녀 김남주의 이유있는 변신
도도한 도시 미인의 대명사였던 김남주가 "좀 웃기고 약간은 무식한 아줌마"로의 변신하여 그녀의 패션과 말투, 웃음으로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 ‘줌마렐라’의 파워는 영원하라~
‘줌마렐라’ 소재를 통해 자신에게는 천원을 아끼면서도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고, 지하철 빈좌석을 향해 가방을 던지지만 약자를 보면 눈물을 참지 않는 대한민국의 아줌마를 보여주었다.
- 삶이 묻어나는 인물들의 직설화법
<내조의 여왕>의 인물들은 생생함이 펄떡이는 물고기와 같다. 삶이 묻어나는 직설화법 대사를 통해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인물 하나하나가 자신의 캐릭터를 흥미롭게 그려냈다. 특히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 가족, 삶, 사회에 대한 고민들이 대사 속에서 진정성을 발휘하여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어 냈고, 시청자는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2> 내조의 여왕이 아쉬운 점
- 불륜은 진정한 사랑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
드라마 속 인물들의 연애는 '어느 정도 이해'되며 극의 재미를 끌어 올리는 지렛대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불륜을 통해서만 현재 배우자에 대한 사랑을 가늠해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미 불륜은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주게 되는데 말이다.
- 왜 이 드라마에는 일하는 여성은 등장하지 않는가
드라마 속 여성은 집에서 내조자로서의 자리만을 확보하고 있을 뿐 정작 직장 내의 파워게임에서는 어디서도 여성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 이미 직장 내의 여성의 위치와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음에도 드라마 속 직장에서 여성이 소외되어 있는 모습은 여대생의 입장에서도 매우 맥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치열하게 일하는 살아있는 여성의 모습이 아쉽다.
- 그들은 왜 왕비의 자리만을 노리는가
등장하는 극중 부인들은 ‘평강회’라는 모임의 부인들은 자신이 직접 노력하여 얻어내는 사회적인 성취감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오로지 남편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이라고 종교처럼 믿는다. 왜 이 드라마의 여성들은 아무도 일하지 않는가.
-열린 ‘내조’의 가능성을 보여줘
극 중 천지애의 결정적인 내조는 극의 마지막에서 남편 온달수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전화 한통으로 집약된다. 또한 권력에 집착하던 김이사의 부인은 자살을 고민하던 남편에게 전화 한 통으로 내조한다. “여보. 맛있는 저녁 차려놨으니 어서 집으로 와”. 김이사는 자살하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내조’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여성의 역할과 진취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 ‘집안에서 가사’만 하며 자신의 자존감을 낮추기를 원하는 여성은 없다. 살림, 밥, 집안청소, 아이돌보기로 대변되는 닫힌 의미의 내조가 아닌 따끔한 충고로 남편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 삶의 희망을 주며 파트너로서의 삶을 사는 열린 내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외조의 대왕을 만나고 싶다
극중 그 어떤 남성도 자신의 부인에게 사회활동을 권하거나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
등장하는 여성들 능력의 면면을 보면 충분히 한 분야에서 일갈을 이룰 수 있을만한 인물들임에도 임원진 부인들이 모이는 장소는 사교활동장으로 이용되는듯한 느낌을 준다. 남편의 건강한 외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 드라마에서 현실로 돌아와서
‘내조의 여왕’의 시청률이 대박이 난 가장 큰 이유는 적절한 현실반영과 코믹함이 한 데 어우러져 빚어낸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후반부로 가면서 ‘내조’보다는 ‘외도’에 더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소재로, 신선한 캐릭터로 보는 이를 웃고 울렸던 ‘내조의 여왕’. 우리에게 묻고 있다. 그대 왕비가 되고 싶은가. 여왕이 되고 싶은가.